충북대병원, 안과·이비인후과 전문의약품 ‘쪽지처방’ 물의
담합행위 밝혀지면 영업정지...병원측 "환자 편의 위해"

충북대병원의 안과와 이비인후과 등 일부 진료과에서 환자에게 전문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특정약국 및 판매처에서의 구입을 유도하는 일명 ‘쪽지처방’(수술안내문 또는 메모지에 특정 약국에서 의약품을 구입하도록 기재한 것)을 하고 있어 병원과 약국간의 유착의혹을 사고 있다고 동양일보 조석준기자가 보도했다.

충북대병원 안과에서 백내장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백내장용 수술용 소공(소독포)을 병원매점에서 구입하고, ICG염색약(디아그노그린주)을 병원 인근 A약국에서 구매하도록 ‘일일 수술장 백내장 수술안내문’에 기재해서 안내했다. ICG염색약은 주사제로 분류된 전문의약품이다. 약국에선 앰플 당 1만7150원에 구입해 3만원대에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병원 이비인후과에서는 ‘중이염준비물’이란 쪽지에 병원매점과 외부 약국에서 ENT시트와 세레스톤(2개)·카네스톤(1개)·테라마이신(4개)·나드란(2개) 연고세트를 구입토록 안내했다. 이중 테라마이신연고는 전문의약품인 테라마이신(안)연고로 나머지 일반의약품 연고와 세트로 구입케 했다. 약국에선 사입가가 1만5460원인 이 연고세트를 2만8000원에 팔았다.

이와 같은 행위가 담합으로 밝혀질 경우 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7호의 약사법 제24조 제2항을 위반하여 담합행위를 한 때엔 시장·군수·구청장은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업을 1년 범위에서 정지시키거나 개설허가취소 및 의료기관 폐쇄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약사법 제24조 제2항 제2호·3호에는 △약국개설자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처방전 알선의 대가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의료기관 개설자가 처방전을 가진 자에게 특정 약국에서 조제 받도록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를 담합행위로 규정, 위반 시 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업무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충북대병원 입장에선 포괄수과제가 적용되면서 보험수가에 의한 ‘고육지책’으로 생각되지만 이 같은 ‘쪽지처방’을 통한 전문의약품 판매는 의사의 치료과정 일부인 약물치료에 대한 기록이 남지 않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 적정성 평가와 건강보험급여혜택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국민의 건강은 물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하루 2300여명의 외래환자가 진료 받고, 전문의료진을 양성하는 국립대병원에서 이 같은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의료계는 물론 지역사회와 병원 이용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어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실태파악과 그에 따른 시정조치가 시급하다.

충북대병원 최재운 원장은 “특정 제약회사나 약국과의 담합 또는 리베이트에 대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지 환자의 편의에 따른 안내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료법에 어긋나는 것이기에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백승준 회장은 “쪽지처방의 제품들은 일반약국에선 구입이 힘든 특정제품으로 제약회사(도매상)-병원-약국간의 담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의약분업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리베이트가 발생할 경우 약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취재과정에서 연락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관계자들은 ‘쪽지처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지금까지 접수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후유증 심각할 듯
컷오프 대상 충북지사·청주시장 후보들 '긴장'
서규용 "현직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중립지켜야"
출마지역 갈등·후보 난립 일부 이탈 가능성도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벌써부터 내홍 조짐이 나타나는 등 공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고 충청타임즈 엄경철기자가 보도했다.

지난 15일 지방선거 경선 후보 신청을 마감한 새누리당의 충북지역 공천경쟁 막이 올랐다. 새누리당은 서류심사, 면접, 여론조사 등을 거쳐 다음 달 25일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후보 중 누가 컷오프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중앙당은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전에 3배수를 기준으로 한 컷 오프제 원칙을 세웠다. 컷오프제 적용으로 충북지사선거 경선에 나선 4명의 후보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청주시장과 진천군수 선거 경선에도 각각 4명의 후보가 나섰다는 점에서 컷오프 적용 가능성이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은 정수의 3배 이내, 지역 사정에 따라 4~5배까지 허용한다는 게 중앙당의 원칙이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향한 당내 예선전격인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후보간 신경전도 보이고 있다.

서규용 예비후보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직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이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데도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 후보는 “기존 당원들의 권리가 정치흥정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상향식 공천개혁으로 유권자의 신뢰를 얻겠다는 새누리당이, 과연 구태를 벗어던질 준비를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정 후보 진영의 경선을 돕고 있는 공천관리위원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윤진식 국회의원의 정치후견인 김춘식 전 충북도의원이 윤 의원의 경선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도의원은 충북도당 6·4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천관리위원 신분으로 특정 후보 경선에 관여하면서 공정성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경선 참여 후보진영들은 김 전 도의원이 막후에서 윤 의원의 경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보며 경선에 심각한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 후보진영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이 특정 후보의 선거를 돕고 있는 것은 당원들의 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충북도당 관계자는 “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기초선거 공천에 관한 일을 한다”며 “광역단체장 경선과는 관련이 없다. (김춘식 위원이) 위원자격에 하자가 없으니까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과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일부 경선에 참여한 후보진영에서는 “충북도당이 경선에 편파적으로 개입하면서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경선진행과정에서도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출마 지역에 대한 갈등도 빚고 있다.

김양희 충북도의원이 돌연 청주상당 제2선거구로 옮기면서 이 지역에서 도의원 출마를 준비중이던 김경식 전 청주시의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 도의원은 청주흥덕을의 제7선거구에서 출마를 준비해 왔었다. 김 도의원이 출마지역을 변경하면서 김경식 전 청주시의원이 도의원 공천 신청을 포기, 청주시의원으로 전환했지만 반발기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기초단체장의 이탈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높은 지지도의 새누리당이 내홍을 이기지 못하고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원은 “청주, 진천 등 일부 기초단체장 경선에서 후보가 난립하고 있어 이탈 가능성이 있다”며 “경선룰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내부 분열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