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 단양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주민에 대한 피해 보상금을 둘러싼 분쟁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회) 지급 결정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으나 관련 회사가 반발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제천환경운동연합(환경련)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 22일 A시멘트사에게 주변 지역 주민 16명에게 총 1억2000만원의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제천시 송학면 지역 주민 144명은 지난해 12월 자체 시멘트 공장 환경피해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6억7863만원을 보상하라는 분쟁조정신청을 냈다.  위원회는 신청 주민 중 진폐증 환자 4명과 만성폐쇄성 폐질환자 18명 등 22명의 건강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위원회는 환경부 주민건강조사 대조 지역에는 진폐증 환자가 없는 반면 송학면 지역에는 10명의 진폐 환자가 있다는 점, 시멘트 산업은 먼지 관련 질환(만성폐쇄성 폐질환) 발생 개연성이 높다는 점, 송학면이 대조 지역보다 만성폐쇄성 폐질환 유병률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지난 6월 시멘트 공장 주변지역 주민이 일반지역 주민에 비해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많다는 환경부의 주민 건강 조사 결과를 위원회가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위원회는 A사가 2000년부터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가동했다는 이유로 거주 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청인 6명을 보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환경련 김진우 사무국장은 “위원회는 그동안 피해 요구액의 10% 정도의 보상을 결정해 왔으나 이번 결정은 7.5%에 불과한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내 처음으로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의 공해 피해 사실을 인정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건강조사를 해놓고도 방치해 왔던 정부는 이제 적극적인 피해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사 등 관련 업계는 반발하고 있어, 위원회의 보상금 지급 결정에도 불구하고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원회의 보상 결정은 업계의 정식 소송 제기로 법정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피신청인인 A사가 6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이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되지만 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 공장 가동과 주민 건강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위원회의 결정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제천과 단양 시멘트 업계와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