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직 조기 사퇴' 카드로 이종배 충주시장의 의중을 공개적으로 물은 윤진식 국회의원에게 이 시장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에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시장이 시장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의 뜻이 있다면 서둘러 국회의원직을 던져 오는 7월 보선이 치러지도록 판을 만들어주겠다는 게 윤 의원 입장이다.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윤 의원은 법적으로는 선관위 정식 후보 등록일인 5월 15, 16일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후보 등록 직전에 의원직을 사퇴하면 된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패배한다면 당연히 의원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원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의원직을 내놓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 시장에게 충주시장 재선에 출마할지, 보선에 출마할지 양자택일하라고 공을 넘긴 것이다.

윤 의원이 의원직 조기 사퇴 카드를 꺼낸 것은 이 시장의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윤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오는 7월에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 시장이 이 보선에 출마하려면 다음 달 1일까지는 시장직을 내려놔야 한다.

오는 15일까지인 새누리당 지방선거 경선 후보 신청도 할 수 없다. 충주시장 후보 공천을 받은 뒤 나중에 불출마하겠다며 번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의원이 법적 사퇴 시한인 5월까지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이 시장으로서는 실현될지도 모를 7월 보선을 기대하며 무작정 시장직 포기나 재선 포기를 결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윤 의원이 새누리당 경선에서 패해 의원직을 계속 유지한다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시장으로서는 보선 출마의 뜻이 있더라도 충주시장 재선 도전이라는 외길 수순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윤 의원의 조기 사퇴는 결국 결과에 관계없이 자신은 충북지사 선거에 올인하고, 이 시장에게 지역구를 물려줄 테니 충주시장 출마를 포기하라는 요구다.

충주시장 선거에는 윤 의원이 미는 것으로 알려진 조길형 전 안전행정부 소청심사위원을 내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3자가 모두 '윈윈'하는 판이 짜여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 시장은 내심 윤 의원의 카드를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는 민주당이 사고지구당으로 분류할 만큼 취약지역이다. 이 시장은 새누리당 공천만 받는다면 윤 의원 자리를 물려받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 측근 가운데 재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 시장은 이미 보선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새누리당 경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 시장이 등록 기한(15일)을 앞두고 12~15일 중국 출장에 나선 것 자체가 지방선거 불출마 결심을 굳혔음을 보여주는 방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뒀다면 해외 출장 이전에 후보 등록을 마쳤을 것이라는 얘기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 시장이 이미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이 시장이 출국 전에 윤 의원에게 보선 출마 결심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의원 측도 "이 시장이 다음 달 1일까지 사퇴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달 중 의원직을 정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보선 출마를 놓고 이 시장과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이 시장이 먼저 입장을 밝힐 때까지 기다리는 게 도리"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서로 상생하는 구도로 가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