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도내 중부 4군 통합 논의가 일부 지자체를 시작으로 불거져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국회의원 한 선거구 내에 있는 이들 4군(증평·진천·괴산·음성) 단체장들의 정치색과 입장이 서로 달라 일부 지역의 주장 때문에 이기주의에 편승, 지역 간 갈등 양상으로 치닫을 것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총선 출마 예상자는 물론 정치인들까지 통합을 놓고 이해관계를 따질 수밖에 없어 복잡한 셈법 가운데 또 변죽만 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 양남직 증평군 증평리우회장 및 사회단체 관련자 5명이 29일 오후 괴산군을 방문 임각수 군수와 지백만 의회의장을 만나 괴산·증평 통합 추진 중단을 공식 요구했다.

실제로 증평군사회단체장협의회, 증평발전포럼, 증평군이장연합회 등 증평지역 사회단체 대표 5명은 29일 오후 임각수 괴산군수와 지백만 괴산군의회의장을 잇따라 방문, 괴산군의 괴산·증평 통합 추진 중단을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가 2009년 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통합 대상지역 제외를 공식 발표했음에도 괴산지역에서 연례적으로 통합 추진을 운운하는 것은 양군의 행·재정력 낭비와 주민 갈등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소모적 논쟁이 더 이상 재현되지 않도록 괴산지역의 자제를 촉구한다”라는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앞서 임각수 괴산군수는 주민 1812명의 서명을 받은 양춘호 주민 건의인 대표와 함께 지난 28일 도에 괴산·증평 통합 건의서를 제출해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임 군수는 통합 건의서에서 “괴산군과 증평군은 문화생활권이 동일한 하나의 군이었다”며 “지금도 경찰, 교육, 소방행정의 공공부문과 농협, 산림조합, 축협, 인삼조합, KT, 한국전력, KT&G, 건강보험공단, 지적공사 등 민간부문은 통합·운영되고 있다”며 통합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괴산군과 증평군의 통합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9년 임각수 괴산군수는 괴산·증평 통합을 제의해 두 지역 간 격렬한 찬반 논쟁과 갈등 속에 행정안전부가 두 지역 주민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주민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괴산군은 응답자의 84.66％가 찬성했지만 증평군은 91.8％가 반대해 자율통합이 무산됐다.

이처럼 괴산군과 증평군이 ‘과거로의 회귀’를 놓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는 것과 맞물려 음성군과 진천군은 양군에 걸쳐 있는 혁신도시 이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지난달 11일 “진천군이 혁신도시 내 상업용지 비율(진천군 12％, 음성군 88％) 형평성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면 음성군과 진천군의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선전포고 했다.

이어 음성혁신도시주민대책위원회가 31일까지 양군 통합 건의를 위한 주민서명 작업을 벌이면서 진천지역이 발끈하고 있다.

진천군이장단연합회도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진천군은 2015년 독자적인 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음성군과는 생활권, 문화권, 지리적 여건이 다르다. 논쟁할 가치도 없다”라며 통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괴산군과 음성군이 인접한 증평군과 진천군에 대해 통합에 대한 러브콜을 하는 것과 달리 해당 지자체는 관심은커녕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어 '짝사랑'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한편, 괴산군이 28일 주민 서명과 함께 주민·군수의 통합 건의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음성군이 조만간 건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내년 총선 정국 전 중부4군은 통합 논란으로 시끄러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