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사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기용 충북교육감이 일선 학교 행사에서 고가 교육자재를 사주겠다고 발언해 선심성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7일 오후 2시 충북 옥천군 안남초등학교의 다목적 교실인 '안남관' 개관식에서 나왔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수많은 학부모와 내·외빈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이 교육감은 축사 말미에 "훌륭한 시설이 갖춰졌으니 선물 하나 해야겠다.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하고 싶은데 어떠냐"고 운을 뗐다.

이에 연단 아래 있던 이 학교 교장이 "고맙습니다"라고 답하자 이 교육감은 "그럼 피아노로 결정하겠다. 1천500만원 정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현직 교육감이자 사실상의 도지사 출마 예비 후보자로서 언행에 더욱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정성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

충북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교육감 직무 수행의 범주로 볼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겠지만 특수 목적을 둔 행위라면 선심성 약속에 해당해 선거법 위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을석 전교조 충북지부 정책실장은 "선거법 위반 여부를 떠나 사실상의 유권자가 있는 자리에서 뭔가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한 것 자체로 문제의 소지가 충분하다"며 "이는 충북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관례로 일선 학교의 다목적교실이나 체육관이 준공되면 교육감이 축하 차원에서 재량사업비로 부대시설을 선물해왔다"며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5일 한 교육 행사장에서 "조만간 교육감직을 사임한 뒤 새누리당에 입당하겠다"며 지사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후 졸업식 축하 동영상 상영, 교육 행사 인원 동원 등을 두고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 논란이 불거져 교육계 안팎이 시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