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충청권을 중심으로 또다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청양과 천안 사육농장에서 발견된 닭·오리 폐사체의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선 AI 항원(H5N8형)이 검출됐다.

AI가 발견된 청양의 산란계 농장 500m 이내에는 가금류 농장이 없으나 3㎞ 이내에는 7가구가 2만9천105마리(닭 6가구 2만9천90마리, 오리 1가구 15마리)를 키우고 있다.

천안 육용오리 농장은 반경 500m 내에 종오리 농장 1곳(1만5천마리)이 있으며 3㎞ 이내에서는 24농가에서 102만2천마리, 10㎞ 이내에서는 37농가에서 134만2천마리의 가금류를 각각 키우고 있다.

충남도는 이 농장의 오리 2만2천마리와 500ｍ 내에 있는 종오리 농장 1만5천마리를 살처분하는 중이다.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발생지역의 특성과 역학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별적인 농가별 살처분하는 방안을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충북 청주시 미호천 둔치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충북도는 지난 6일 청주시 환경사업소 앞 미호천변에서 채취했던 철새 분변 4점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고병원성으로 확인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철새 분변 채취지점인 청주시 환경사업소 주변을 중심으로 반경 10㎞를 ‘관리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류 사육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동제한 기간은 시료 채취일로부터 닭은 7일, 오리는 14일이다. 관리지역 안에 있는 가금류는 38농가 50만마리다.

닭은 이미 이동제한 조치기간에서 벗어나 임상검사를 통과하면 반출할 수 있지만 오리는 이상 징후가 없어야 21일부터 이동제한이 해제된다.

청주시는 철새 분변 채취지점 인근인 문암동 생태공원 철교 밑에 통제초소를 추가로 설치·운영에 들어갔다. 청원군도 옥산교 입구에 통제초소를 운영하며 미호천 진입 차량 및 시민 등의 통행 자제를 안내하고 있다.

미호천은 충북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말 AI의 주범이 철새라는 잠정적 결론이 나오자 미호천에 대한 항공방제를 검토했다가 포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림청 헬기 1대를 파견해 충북의 최대 규모 철새도래지인 미호천에서 지난 1일 항공방제를 하기로 했었지만 환경부가 하천 수질오염과 주택가 피해 등을 우려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