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비와 보조금의 지자체 부담금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정부 지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충북도 AI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차단방역과 가금류 살처분 작업, 살처분 보상금 등에 소요되는 예산이 118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날 현재 살처분한 오리·닭 44만8020마리(진천 26개 농장 37만3580마리, 음성 5개 농장 7만4440마리)와 추가 살처분할 진천·음성지역 닭 42만6000마리(11개 농가) 등 87만여 마리를 살처분한다고 가정할 때 농가에 지급할 보상금은 75억원 가량이다.

방역초소 운영, 차단방역 등에 투입했거나 투입할 예산도 43억원이다.

이 가운데 방역비의 50%와 살처분 보상금의 20%는 지방비로 부담하도록 돼 있어 도와 진천군·음성군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구제역’이 끝난 지난 2011년 7월 22일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에 ‘보상금의 100분의 80 이상은 국가가 지급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다(11조)’는 조항을 신설했다.

지자체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충·남북 등 지자체는 “살처분 보상비의 일부를 지자체가 부담토록 강제하는 건 불합리하다”며 전액 국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보상금과 방역비용까지 지자체가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며 “안전행정부에 특별교부금 지원을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이장단협의회, 농민회, 여성농민회 등 진천지역 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확대를 중단하고 진천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충북도당도 AI 살처분 보상금 국비 전액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AI 확산을 막기 위한 농가와 자치단체의 사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살처분 보상금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져 자치단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자치단체는 농가피해, 살처분 인력 확보, 재정부담까지 3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보상금의 전액 국비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은 “보상금에 대한 지방비 부담이 커지면 시장·군수가 예방적 살처분 명령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상금 전액을 국비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정부 여당 또한 자치단체의 부담을 방관하지 말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등 살처분 보상금 전액을 국비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