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위원회 재심의를 거치지 않고 방송통신시설 허가를 내준 청주시 공무원이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6일 개발행위 허가 협의업무 부당 처리를 이유로 청주시 6급 공무원 A씨와 5급 공무원 B씨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모 방송사는 문화·집회시설과 제2종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해 방송통신시설을 짓기로 하고 건축허가 신청 전인 2012년 5월 30일 개발행위 사전 심의를 요청했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그해 6월 19일 “진입도로 진·출입부의 회전반경이 작아 방송차량 등 대형차량의 진·출입이 어렵고, 가감속 차로를 확보하지 않으면 진입도로와 연결된 도시순환로의 교통정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심의를 유보했다.

도시계획위는 9일 뒤 기존 진입도로(폭 6m)를 확장하고, 보도구역 내 횡단차도(폭 6m)를 추가 점용해 더 넓히라는 취지로 개발행위를 조건부 의결했다.

그러나 진입도로 확장을 위해 완충녹지를 점유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해 이 의결 조건은 이행될 수 없었다. 이 경우 시는 옛 국토해양부 지침에 따라 도시계획위에 재심의를 요청, 개발행위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그런데도 담당자인 A씨는 같은 해 8월 해당 방송사가 기존 진·출입부를 확장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내용의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11월 개발행위를 허가하는 공문을 기안했고, 상사인 B씨의 결재를 받았다.

감사원은 “(이 결과로) 방송통신시설 건축허가가 났다”며 “이 건물이 완공될 경우 대형차량 진·출입이 어렵고, 기존 도시순환로의 교통정체와 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도시계획 위원들이 애초 규정을 무시한 심의를 한 것이 문제였다”며 화살을 돌린 뒤 “도시계획위를 두 번 열었고, 건축허가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빠른 민원처리를 위해 개발행위를 허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B씨는 “지난해 감사때 제도적인 부분 등 전후 사정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감사원은 또 ‘체험형 특성화마을 사업’의 보조금 과다 지급을 적발하고도 이를 제때 회수하지 않은 증평군 공무원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