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진식(68·충주) 국회의원의 충북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50년 지기인 이시종 지사와의 맞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상고심이 남아 있지만 대법원은 법리 위주로 심리한다는 점에서 윤 의원은 자신을 옥죄던 짐을 홀가분하게 털어버리고 상고심 판결에 앞서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현역 국회의원 차출론이 제기돼온 새누리당내에서는 윤 의원의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윤 의원 측도 "여론을 수렴한 뒤 오는 20일께 입장을 밝히겠다"며 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윤 의원이 출마,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로 확정된다면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지사와 6년 만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윤 의원과 이 지사는 충북 충주 출신이자 1966년 청주고등학교를 함께 졸업한 동기동창이다. 이때부터 따지면 '50년지기'로 친분도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1972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윤 의원도 이듬해 치러진 12회 행시에 붙어 공직에 몸을 담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걸어온 길도 비슷하다.

이 지사가 과거 내무부에서 잔뼈가 굵었다면 윤 의원은 재무부에 뿌리를 뒀다는 것이 다르다.

이 지사와 윤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의원과 이 지사는 고지식할 정도로 업무에 집중하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수식어도 비슷하다.

이 지사는 '일 잘하는 사람', '거짓말 안하는 정치인' 등 정직한 일벌레로 통한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보거나 현장을 둘러볼 때가 다반사다.

윤 의원 역시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재무부 금융정책과장 시절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놓고 집에 가지 않고 일을 해 '진돗개'라는 별명도 붙었다.

윤 의원과 이 지사는 2008년 4월 제18대 총선 때 '중원(中原)의 결투장'으로 불리던 충주에서 맞붙었다.

국회의원이자 민선 충주시장을 3차례나 지낸 이 지사와 여당이 전략 공천한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의 윤 의원이 금배지를 놓고 벌인 '혈투'였다.

두 사람은 후보 등록 때 "경쟁은 하더라도 우정은 변치 말자"며 포옹하는 등 막역한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개표 마지막까지 순위가 바뀌는 '시소게임' 끝에 이 지사가 국회의원 직을 거머쥐었지만, 표차는 1천582표에 불과할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윤 의원은 낙선한 뒤 민간 금융기관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2009년 1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됐고, 6개월 만에 정책실장으로 승진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2010년에는 이 지사의 지사직 당선으로 공석이 된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당히 금배지를 달았고,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도 69.3% 득표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지역 정가는 '선거 불패'의 기록을 이어온 이 지사와 국회의원 재선고지를 밟으며 탄탄한 정치력을 키워온 윤 의원이 6년만의 리턴매치가 이뤄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