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기용 충북교육감은 청주고 2년 선후배 사이다. 이 지사는 67세, 이 교육감은 69세로, 이기용 교육감이 2년 고교 선배다. 둘 다 일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지사는 6전6승, 이 교육감은 3전3승, 선거 불패로 둘 다 ‘선거의 달인’이다.

이시종지사는 ‘서민지사’다. 2010년 민선 5기 충북도지사로 취임 후 ‘서민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이 지사의 서민행보는 어릴때부터 몸에 밴 행동이다. 학창시절 홀 어머니 밑에서 가난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서민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먹거리부터 해외출장에까지 서민행보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출장 이어 2011년 4월 미국 출장에도 3등석을 이용했다. 절약된 예산은 모두 복지분야에 사용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상임위원 전원이 움직이는 공식출장이 아니면 언제나 3등석을 이용했다. 호텔도 특급호텔보다는 일반 호텔을 선호한다. 이 지사 취임 후 도청 회식문화도 바뀌었다. 간부공무원들과 회식할 때도 재리시장의 삼겹살을 주로 이용한다.

이 지사는 ‘워커홀릭’이다. 평일 저녁은 물론 휴일에도 수시로 도청을 들러 일을 점검한다. 도청 직제와 인사도 ‘일 중심’으로 짜여있다. 그래서 다소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역대 지사중 가장 일을 많이 한 지사란 평가를 받고 있다.

‘3선’ 이기용 교육감은 충북 교육계를 10년간 이끌어 왔다. 교육철학과 소신이 뚜렷한 교육가다. 어떤 자리에서도 유머감각과 말솜씨로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든다. 온화한 성품에 남을 배려하는 게 몸에 밴 사람이다. ‘軟性(연성)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사람이다. 하지만 ROTC 장교 출신답게 업무추진과 의전 등에서는 엄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한 사람이다. 신중한 언행과 매너, 훤칠한 키와 깔끔한 용모 덕분에 '영국 신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차남 결혼식 때 청주가 아닌 사돈댁이 있는 창원에서 비밀리에 식을 올리는 등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흠이라면 다소 나이가 많은 점, 지사로서 다소 스펙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시나 국회의원 출신 같으면 중앙과 소통이 잘 되는데 그렇지 않다. 하지만 새누리당 후보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긍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둘은 4년전 지사와 교육감은 나란히 당선될 당시만해도 서로 추켜 세우며 ‘호형호제’ 했다. 서로 의기투합 해 초·중 무상급식을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등 현안마다 ‘찰떡 궁합’을 과시하곤 했다.

2012년 8월 충북적십자 회장 선출 때부터 사사건건 '기싸움'

하지만 둘 사이 틈새가 벌어진 것은 2012년 8월 충북적십자 회장선출 때 부터다. 충북적십자 회장 선출 문제로 도지사와 갈등 당시 이 교육감은 교육계 인사를 대거 대동하고 회장 취임식에 참석했다. 지사로서는 서운한 게 당연하다. 이어 2012년 10월 무상급식 배분을 놓고 둘은 ‘기싸움’을 벌였다가 도의회의 중재로 마무리했다.

이후 이 교육감은 지난 1월20일 교육청 주요업무보고회에서 이 지사의 ‘영충호 시대’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표현으로 교육적 관점에서 적절치 않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둘은 1년6개월 동안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였다. 이 교육감이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지사에겐 ‘선거불패’란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올 6월 선거는 녹록치 않다. 지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새누리당 바람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정치적 텃밭인 충주 등 북부권 텃밭을 잃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충청권 광역단체장 중 지지율이 가장 낮았다.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교육감이 5일 충북지사 출마선언을 했다. 지난달 18일 출기념회에 대학선배인 서청원의원 등 정치인이 대거 참석하는 등 ‘도지사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그의 잇단 정치적 행보로 교육계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였다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교육감은 우선 새누리당 ‘공천’이란 1차 관문을 넘어야 한다. 그럴 경우 교육감이 전국 최초로 도지사에 도전하는 사례다. 이제 둘 사이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정치에는 고교 선후배도 없을 정도로 냉정하다. 이 교육감이 새누리당 공천 벽을 넘어 본선에서 이시종 지사와 ‘빅매치’를 할지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