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고향을 향한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전국 주요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은 서둘러 귀성길에 오르는 귀성객들로 북적거렸다.

섬 지역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도 화창한 날씨 속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객선에 올랐다.

서울역과 영등포역 매표창구 앞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뒤늦게나마 예매가 취소된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종일 붐볐다.

혼자 서울역에 나온 신경식(18) 군은 "엄마는 음식 만드는 것 때문에 먼저 내려가셨고 나는 학원 때문에 이제 내려간다"며 "예매를 못 해서 줄을 서긴 했는데 표를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 대천으로 향하는 김준희(34)씨는 "퇴근하고 부모님을 뵈러 가는 길"이라며 "해가 바뀌는데 가족 모두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웃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은 온종일 선물을 양손에 들고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로 분주했다.

조기운(34)씨는 "고향이 전남 여수인데 아내와 함께 가기 위해 오늘부터 휴가를 냈다"며 "선물로 산 화장품을 어서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은 회사 일을 마치고 조금 늦게 귀성길에 나선 직장인과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이 몰리면서 하루종일 북적거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이 60만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역도 이날 오전까지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귀성객의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역귀성 열차는 아직 여유가 있지만 할인행사가 진행된 상품들은 대부분 매진됐다.

전국 여객선여객터미널도 섬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분주했다.

전남 목포·여수·완도 등지의 여객선터미널에는 섬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품을 두 팔로 안아 들고 여객선에 오르는 승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귀성객이 몰리면서 일부 구간에서 차량 흐름이 정체를 빚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하행선 예상 소요시간(승용차 기준)은 서울∼부산 7시간 50분, 서울∼광주 6시간 40분, 서울∼강릉 4시간 40분, 서울∼대전 5시간, 서울∼대구 7시간, 서울∼목포 6시간 30분으로 예측됐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오산나들목∼안성분기점 구간 12.46km 구간과 안성∼북인천 나들목 구간 11.78km 구간에서 차량 속도가 시속 30km를 밑돌며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도 목포 방향 비봉나들목∼화성휴게소 10.9km 구간과 서평택나들목∼행담도 휴게소 10km 구간도 시속 30km 대를 유지하며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여주∼문막 나들목 구간, 중부내륙고속도로 마산 방향 충주∼괴산 나들목 구간, 중부고속도로 통영 방향 진천∼증평 나들목 구간도 차량 흐름이 정체를 빚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설 명절기간 차량 이동량을 작년보다 2.3% 증가한 1천800만대로 예측했다.

지금까지 29만대의 귀성차량이 수도권을 빠져나갔으며 이날 자정까지 총 42만대의 차량이 수도권을 빠져나갈 것으로 도로공사는 예상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정체는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퇴근 시간대와 겹치는 오늘 저녁과 내일 오전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