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의심 신고가 된 충북 진천군 이월면의 오리농장 인근에서 AI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살처분에 나선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오리를 땅에 묻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해 온갖 힘을 쏟아온 충북도의 방어망이 뚫렸다.

충북도 AI방역대책본부는 충북 진천군 종오리 농장에서 키우던 오리가 H5형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충북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설 연휴를 앞두고 방역활동 강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충북도와 방역당국은 AI가 발생한 종오리 농장과 반경 500m 이내 1개 농장 오리 1만 400여 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충북도 AI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AI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자 예방적 차원으로 오전에 해당 농장과 주변을 살처분 했다"며 "방역검역본부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지만 아직 고병원성 여부에 대한 결과는 29일 발표된다. 이 결과도 양성으로 나올 경우 최종 AI 확정 판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위험지역 내에는 22개 농장에 닭과 오리 등 23만여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도는 고병원성 AI로 판정될 경우 살처분 범위를 위험지역(반경 3km)이나 경계지역(10km)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충북은 2003년 12월 전천과 음성지역 6개 가금류농장에서 고병원 AI가 발생한 뒤 지난해까지 11년 간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AI가 처음 확인된 곳은 음성군 삼성면 청룡리의 한 종계농장이었다. 나흘 뒤인 14일 같은 면 천평리의 종오리농장, 16일에는 같은 면 상곡1리의 산란계 농장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이어 이틀 후 삼성면과 인접한 음성군 대소면 삼정리와 미곡리의 오리농장까지, 닷새 뒤인 23일에는 진천군 이월면 삼용리로, 시·군을 넘나들며 삽시간에 퍼졌다.

결국 도와 음성군은 최초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위험지역 내 가금류를 살처분한 데 이어 경계지역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확대했다. 당시 음성·진천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59개 농가, 90만마리에 달한다.

이 같은 예방적 살처분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AI사태가 다른 시·도보다 사나흘 일찍 진정세에 접어들다가 연말에 끝났다.

도는 AI 의심신고가 된 진천 이월면을 중심으로 8곳, 이곳과 인접한 음성군에 7곳의 통제소를 설치해 차량 등을 대상으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또 반경 10㎞ 내 경계지역인 진천군 이월·덕산면, 광혜원면, 진천읍과 음성군 삼성·맹동·대소면, 금왕읍 등의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한 외부인과 차량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가금류 도축장에 대해 닭·오리 출하 때는 무조건 임상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인근 지자체의 가금류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음성군은 진천군 이월면 의심신고 종오리농가에서 10km 지점까지 경계지역 방역대를 설정하고 진천군과 인접지역에 방역초소 3곳을 긴급 설치했다.

또 종오리가 음성군 내 부화장으로 입식됨에 따라 해당 부화장의 종란과 병아리 등을 긴급 이동제한 조치시켰다.

괴산군도 청안면 청용리 청용교차로 인근에 거점소독소 1곳을 운영하고 추후 확산에 따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청원군도 오창읍과 천안·진천 경계지역 2곳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긴급 근무조를 편성·운영에 들어갔다. 통제초소는 거점소독소 역할까지 하게 된다.

또 강내·북이면사무소 주차장에 거점소독소 2곳을 설치, 이날부터 운영하고 있다. 군은 방제차량 3대를 동원해 철새 도래지인 미호천에 대한 소독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