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조류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충북 진천군 이월면 삼용리 한 종오리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국 확산을 막으려고 정부가 경기·대전·세종·충남북에 일시적 이동제한(스탠드 스틸·Stand Still)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충북에서도 처음으로 AI 의심신고가 나왔다.

열흘 이상 견고히 유지하던 AI 방역망이 결국 뚫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가금류 사육농가와 방역당국은 초긴장하고 있다. 

27일 충북도와 진천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이월면의 한 씨오리 농가에서 ‘전날 오후부터 산란율이 평소의 70%에서 20%로 급감했다’는 신고와 함께 26일 9마리, 27일 5마리의 오리가 폐사했다. 이 농가는 현재 5000마리의 씨오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에 진천군은 해당 농가의 오리분변과 폐사한 오리의 혈청 등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 결과는 오는 29일 경 나올 예정이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 시료를 채취한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의 한 수의사는 오리 폐사체를 부검한 결과 고병원성 AI 감염 오리에서 나타나는 출혈성 병변이 확인된 것으로 전했다. 출혈성 병변은 AI 감염 오리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AI 양성 확진이 나올 우려가 커 방역당국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초동방역반을 이 농장에 보내 출입구를 폐쇄하는 등 외부인 출입 통제와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충북도는 AI 확진 전 단계인 ‘확인’ 단계에 이르면 이 농장의 반경 500m 안에 있는 3개 농장 4만 5000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명령을 내리고 주요 도로 8개 지점에 통제소를 설치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충북을 포함한 충청·경기도 전역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축산농가와 작업장에 대한 축산 종사자와 차량의 이동을 일시 제한했다.

방역당국은 “일반 차량은 가능한 발생지역을 우회해 통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충북은 2003년 12월 진천군과 음성군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67만 마리가 살처분된 지 10여년 만에 청정지역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