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충북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이시종 지사가 만들어낸 신조어인 ‘영충호’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21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지난 20일 오후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본청 국·과장, 직속기관장, 지역 교육장, 초·중·고 교장 등 6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요업무 설명회에서 당부의 말씀을 통해 “‘영충호’라는 신조어는 교육적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해 보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영충호’라는 신조어는 이 지사가 지난해 8월부터 충청권 인구 수가 호남권을 추월함으로써 충청권이 영·호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쓰기 시작해 현재는 포털사이트에 공식용어로 등장했다.

이 교육감은 “영충호는 용어상 조합이 잘못된 것으로, 지리 구분을 뜻하는 영·호남의 첫 글자와 행정구역을 의미하는 충청남북도의 첫 글자를 조합한 말로 모순이 있다”며 “이 말은 자칫하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시대조류에 역행하는 표현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호남 입장에서는 영남과 충청 다음이 돼 기분이 상할 수 있고, 충청권에서는 호남 인구를 추월했다고 좋아하는 것도 격에 맞지 않다”며 “영충호는 도민의 흩어진 마음을 결속하고 희망을 주기보다는 다른 지역의 약점을 끌어들여 만든 말로 학생과 교육 가족에게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지난 18일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 교육감이 장차 지방선거에서 맞붙게 될 이 지사를 선제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교육감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이 지사와 선거전이 조기에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교육감이 자신의 정치적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충북도의 고민을 흠집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이 교육감은 교육감직에 숨어 비겁한 정치를 하지 말고 현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 교육감의 발언은 대응할 만한 가치도 없다”며 “도민의 한 사람이 낸 의견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이 교육감이 충북교육의 우수성을 알리려다 보니 영충호를 언급한 것이고 잘못된 표현을 바로 잡은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