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둔 가운데 청주에서 충북 도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해 정상혁 보은군수와 안효익 옥천군의원에 이어 3번째 탈당 사례다.

박종성 도의원(청주8)은 14일 탈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15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탈당계를 민주당에 제출했다. 청주권에서 민주당을 탈당하는 현역 지방의원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해 탈당한 정 군수나 안 군의원은 정당 공천제 폐지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박 도의원은 안철수 신당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안철수 신당 출현에 따른 민주당의 동요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정당 지지율 하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안철수 신당 등장에 따른 인력 유출이라는 '겹 악재'를 만난 셈이다.

자칫 집안단속에 소홀할 경우 안철수 신당을 탈출구로 삼는 현역 자치단체장·지방의원들의 연쇄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박 의원의 탈당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인물이 영입되면서 박 의원이 공천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판단, 탈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안철수 신당 창당 얘기가 나오기 오래전부터 박 의원이 탈당을 저울질했다"며 "탈당 도미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 개인의 특수한 상황일뿐 민주당에 불안감을 느낀 현역 자치단체장·지방의원의 '동요'는 아니라는 얘기다.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의 생각도 대체로 비슷하다. 민주당이 비록 정당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운 처지이긴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도피처는 아니라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도의원은 "호남에서는 안철수 신당 바람이 분다고 하지만 충북에서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탈당, 안철수 신당을 택하는 것은 공연히 '철새' 논란만 불러 일으켜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도의원도 "지금은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밀리지만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간 51%의 득표율을 얻기 위한 양자 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며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인데 지금 상황만 놓고 유불리를 따질 필요도 없고, 다른 정당을 택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전·충남에서 전직 국회의원들이 가세, 일정한 세를 형성하는 것과 달리 충북에서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안철수 신당이 틀을 갖추지 못하는 것도 민주당이 느긋해하는 이유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도 경계의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민주당 간판으로 승산이 없다는 불안감이 커진다면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탈당 노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청주시의원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낮은 정당 지지율이 계속된다면 선거를 치러야 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안철수 신당에 대해 '찻잔 속 태풍'으로 여겨 안주할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 필승 전략을 당이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