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국회의원과 이종배 충주시장은 충주중 청주고 고려대학교 등 중·고·대학 선후배 사이다. 둘은 행정고시 합격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둘 다 중앙인맥이 두텁다. 윤 의원은 재경부, 이 시장은 내무부 출신이다. 나이는 윤의원이 65세, 이 시장이 56세로 9세 차이다. 둘 다 보궐선거로 정치에 입문했다.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도 비슷하다. 둘 다 현안이 발생하면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놓고 밤낮없이 일하는 ‘워커홀릭’이다. 

이 시장은 2011년 10월 충주시장 재선거 때 사실상 차출됐었다. 물론 당시 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던 윤 의원이 이 시장의 정계 입문을 이끌었다. 앞서 행안부 제2차관도 당시 ‘왕수석’이던 윤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찰떡 궁합’을 과시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동지였던 윤진식 의원과 이종배 시장이 6·4지방 선거를 앞두고 결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길형 소청심사위원이 지난 7일 사표를 내고 조만간 새누리당 충주시장에 도전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 위원이 중앙경찰학교장(치안감)에서 1급자리인 소청심사위원을 3개월만에 박차고 정치판에 뛰어들도록 결심을 한 것은 윤 의원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의원이 ‘이종배 떨치기’에 나선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둘 사이 틈새가 벌어진 것은 이 시장 취임 후로 보고 있다. 지역 행사 의전 문제와 지역 현안에서의 이견 등으로 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재판 중인 윤진식 의원이 낙마할 경우 이종배 시장이 국회의원이나 6·4지방선거 도지사 출마설도 둘 관계를 더 소원하게 했다. 그래서 둘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시장 입장에서는 무난히 공천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조 위원으로 인해 공천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면은 이 시장과 조 위원의 투 톱 체제 형성은 윤 의원 자신의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대비한 충주 새누리당 '진용 갖추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4~5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와 지방선거에 출마의 길이 열리게 된다. 인재 영입이 필요한 이유다. 그럴 경우 윤진식 의원 도지사, 이종배 시장 국회의원, 조길형 위원 충주시장으로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충주지역은 지난 십수년간 국회의원과 시장의 소속 정당이 달라 지역 현안사업마다 사사건건 대립해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곤 했다. 하지만 윤진식 의원과 우건도 충주시장은 달랐다. 두 사람은 실과 바늘의 콤비를 이뤄 동행했다. 지역의 행사는 물론 현안에도 서로 상의하며 우의를 과시하곤 했다. 정당이 다른 두 사람이 지역현안 만큼은 당적을 초월해 협력했다.

두 사람 화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종배 시장은 2014년 신년휘호로 ‘호시마주’(虎視馬走)로 정했다.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보고 말처럼 힘차게 달린다는 의미다. 휘호처럼 오는 지방선거에 충주시장으로 재선되거나 국회의원으로 말을 갈아타려면 윤 의원의 보살핌이 아직 필요하다.

정치엔 선후배도, 의리도 없다는 게 실감이 난다. 정치엔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고 한다. 두 사람의 갈등은 본인이나 충주시, 새누리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두 사람의 화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심려끼쳐 미안하다”며 서로 끌어안고 환하게 웃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