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엄마와 사춘기를 맞이한 딸의 인도 배낭 여행기를 담은 에세이가 나왔다.
　
충북지역 일간지 중 하나인 충청매일의 김정애 부국장이 최근 '길 끝에서 천사를 만나다'를 출간했다.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던 저자 김정애 씨는 변화없는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며 탈출구를 찾던 중 2008년 돌연 사표를 낸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학교를 졸업한 딸과 함께 2년 3개월 동안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생애 다시는 맛볼 수 없는 값진 시간을 경험한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뜻하지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모녀는 다시 한국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엄마는 밥벌이를 위해 직장생활(신문사)을 다시 시작했고 딸은 자신의 꿈(유엔과 같은 국제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을 위해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딸은 뜻하지 않은 마음의 병을 앓는다.

친구 없이 혼자 집에서 공부만 해야 하는 딸과 삶이라는 끈을 붙들고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엄마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면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고 그 골은 깊어만 간다.
　
위기에 봉착한 이들 모녀는 여행 중 스치듯 만났던 일본 여인 쿠마리를 초대해 치유를 받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자신을 천사로 불러달라던 쿠마리를 통해 모녀는 해묵은 마음의 문제들을 치유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쿠마리는 치유 과정을 책으로 쓸 것을 당부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갔다.
　
저자는 왜 그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이해 못 했지만 그러겠다고 약속한다.

저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왜 치유의 이야기를 글로 써야 하는지 알게 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드러내는 일은 고해성사와도 같았다.

이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다시 한 번 고스란히 경험하는 것과 같았고 결국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 중 겪은 감정 변화를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치유가 더욱 견고해짐을 깨닫는다.
　
저자는 인도 여행, 한국에 돌아와서 겪은 갈등, 그리고 쿠마리와 함께 한 치유의 시간 속에서 자신과 딸이 변화하며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되찾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인도 여행을 계기로 터득한 것은, 낯선 곳은 내가 일상을 사는 지금 이곳일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어느 곳에서나 낯선 곳에 있는 것처럼 일상을 즐기는 일이 실제 낯선 곳에 머무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내 정신을 지배해온 욕망과 욕심, 오만, 집착, 화, 두려움 등이 나쁜 에너지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몸 안에 쌓여 있던 이 나쁜 에너지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주면 치유가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딸과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부터 현실세계로 돌아와 겪은 고통과 치유의 전 과정을 차례대로 담아냈다.
　
충북 청원에서 태어난 저자는 청주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동양일보 문화부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충청매일 부국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단편소설 '개미 죽이기', 단편모음집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 등이 있다.
　
옐로스톤. 264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