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의회의 안효익 부의장이 18일 '정당공천제 폐지'를 요구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했다.

안 부의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는 뜻에서 민주당을 떠나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풀뿌리 자치의 발목을 잡는 정당 정치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은 그의 탈당 배경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대선 이후 급락한 민주당의 지지율과 이 지역 야권을 이끌던 이용희 전 의원의 정계은퇴에 따른 공백이 그의 '선택'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초선의 한계를 딛고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에 오르면서 지역 정치권의 맹주로 등장한 박덕흠 의원의 영향력도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7월 민주당을 뛰쳐나온 정상혁 보은군수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이다.

관심은 안 부의장의 탈당이 이 지역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하느냐 하는 점이다.

보은·옥천·영동 3개군이 국회의원 단일선거구로 묶인 이 지역은 군수 3명과 도의원 4명, 군의원 16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새누리당 소속은 도의원 1명과 군의원 6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막강한 조직을 과시하던 민주당은 이 전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아들 재한씨가 지난해 총선서 패배한 뒤 균열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부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탈당설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최근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일부 지방의원들이 새누리당과 박 의원을 향해 노골적으로 구애작전을 펴는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지각변동을 예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지방의원 A씨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의 지지율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러다가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새누리당 인기를 등에 업고 막강해진 박덕흠 의원의 영향력도 이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애써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안 부의장의 탈당은 스스로 밝혔듯이 정당공천제에 반대하는 일종의 시위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라며 "추가 탈당 운운하는 것은 당을 분열시키려는 악의적인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 예정자들의 마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공천제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 초가 되면 여야 공히 지방선거에 출마할 '선수' 선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 부의장의 탈당이 이 지역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미풍에 그칠지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