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8일 도교육청의 세입·세출 추가정경 예산안을 심사하던 중 논쟁이 벌어지며 정회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도의회에 따르면 이 논쟁은 도의회의 진천 단설유치원 예산 삭감을 비난하는 글을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홍순규 충북교육과학연구원장과 관련한 도교육청의 '사과' 거부가 발단이 됐다.

홍 원장은 지난 12일 기고문에서 "(단설유치원 예산 삭감에) 세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꼼수가 있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뒤통수를 맞았다', '정치적 꼼수가 있다'는 표현을 써 가며 도의회를 비난했다.

최미애(청주9·민주)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이런 점을 언급한 뒤 김대성 부교육감에게 "(교육청에)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홍 원장의 기고문과 관련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부교육감은 "개인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의원들과 김 부교육감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자 예결위는 정회를 선언하고 오후 2시 예산 심의를 재개했다.

그러나 회의 속행 후에도 의원들의 사과 요구가 이어지며 10분가량 소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됐다.

최 의원은 "부교육감이 '할 테면 하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육청이) 의회를 존중하지 않고 의원을 무시한다면 결국 학부모도 우습게 여기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현삼(제천2·새누리) 의원도 "교육청 관계자들의 발언과 태도가 도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로 비쳐서는 곤란하다"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고, 노광기(비례·민주) 의원은 "부교육감이 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임헌경(청주7·민주) 예결위원장은 "도의회든, 예결위원회든 별도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의원들을 다독거린 뒤 예산 심의를 속행했다.

회의장 밖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였다.

충주 단설유치원 설립에 찬성하는 학부모 50여명과 반대하는 사립 어린이집 관계자 30여명이 농성을 벌였다. 단설유치원 건립예산 삭감을 둘러싼 충북도의회와 학부모단체의 갈등은 하루 전부터 격화됐다.

진천학교학부모연합회, 진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 등 5개 단체 회원들은 김광수 의장과 면담을 갖고 단설유치원 설립 예산삭감에 강력히 항의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2년 동안 충북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충주 단설유치원 건립사업비가 우여곡절 끝에 의회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