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진천학교학부모연합회 등 5개 단체 회원들(사진 위)이 충북도의회에서 단설유치원 예산 삭감에 반발해 시위를 하고 있다.

충북도의회가 공립진천단설유치원 설립 예산을 전액 삭감시킨 것과 관련,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와 진천학교부모연합회, 진천학교운영위원협의회 등 5개 단체 회원 70여명은 17일 오전 제325회 정례회를 진행 중이던 충북도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도의회는 진천 단설 유치원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설립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전액 국고로 추진하는 단설유치원 건립사업을 민주당이 장악한 도의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방해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90% 이상이 찬성하고 건립예정지까지 매입한 상황에서 도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 진천지역 어린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도의회의 삭감 이유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전제한 뒤 "전국사립어린이집위원장 출신이고 민주통합당 비례대표이며 지금도 가족 명의로 사립어린이집 여러 개를 운영하는 의원으로 하여금 수년 간 삭감을 주도하게 한 것은 이를 더욱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며 예결위원인 노광기 도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이들 단체의 대표자들은 의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의장이 자리에 없자 다른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예결위 부위원장인 이수완 도의원(진천2·민주)은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예산 삭감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며 "내년 3∼4월 도교육청의 1회 추경 심의에서 (관련 예산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확약서를 써달라는 요구에 이 의원과 박상필 교육위원장 등이 난색을 보이자 학부모 단체 대표자들은 “추경 예산안 심의 때 반드시 예산을 되살리겠다는 공식 답변을 20일까지 내놓지 않으면 대규모 항의집회도 열 것”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충주 사립유치원연합회 40여명은 이날 예결위장 앞에서 단설유치원 설립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호화유치원에 기 죽는 '유아들', '줄줄새는 나라곳간 도의원이 지켜준다', '단설 적극 반대'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앞서 도의회 예결위는 지난 6일 교육위원회가 원안의결한 진천 단설유치원 설립 예산 78억원을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일 일부 도의원들이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을 벌였지만 다시 부결되면서 학부모단체의 반발이 거세졌다.

도교육청은 예산이 승인되면 진천읍 장관리에 10개 학급 177명 규모의 단설유치원을 설립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