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도내 일부 시·군이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채무보증을 하는 방법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하다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16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채무보증사업 관리실태'에 따르면 충북에서는 충주시, 괴산군, 진천군 등의 산업단지 개발사업 문제점이 지적됐다.

괴산군은 지난해 4월 대제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민간업체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800억원의 채무보증을 한데다 민간 업체의 공사설계에 대한 내역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적정 공사비보다 82억원이 초과한 금액에 공사계약을 했다.

또 감사원은 이전에 이 사업을 추진하다 자진 포기해 양도할 사업권이 없는 업체에 사업포기 대가로 3억여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것을 찾아내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괴산군에 요구했다.

충주시는 SPC에 2천300억원의 채무보증을 해 충주 메가폴리스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상분양가를 낮춰 시의회에 보고해 채무보증 승인을 받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진천군은 산수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애초 협약과는 다르게 대출채권 매입 확약 등에 대해 대출약정을 해 관련 업체가 1천억원의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감사원은 이런 계약은 자치단체가 사업 실패에 대한 부담을 떠안지만 민간업체는 대출금에 대한 상환 위험 부담없이 시공·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관련 협약의 변경을 진천군에 요구했다.

또 증평군은 증평2산업단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연간 예산액의 75%에 달하는 1천200여억원의 채무 보증을 하고, 음성군도 용산산업단지개발사업을 하면서 600억원의 채무보증을 했다.

감사원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과도한 규모의 채무보증을 하고 있어 재정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일부는 사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면서 수의계약, 공사비 부풀리기 등의 문제점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