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서원학원이 제기한 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최모(62) 전 이사장이 뒤늦게 부당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서원학원의 손을 들어줬다.
　
최씨는 처음 소송이 제기된 지 10여년이 지난 현재 원금보다 4배 이상 불어난 41억원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1996년부터 3년 간 서원학원 이사장을 지낸 최씨는 자신의 횡령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1999년해외로 도피했다가 9년 만인 2008년 국내로 들어왔다.
　
최씨는 검찰조사결과 이사장 재임 시절 산하 대학교 경리담당 직원과 짜고 불법으로 대출을 받아 자신의 돈인 것처럼 속여 재단 출연금 등으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업무상 배임·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서원학원 측은 검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최 전 이사장이 학교를 운영하면서 낸 손실금 가운데 우선 파악된 10억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2001년 승소,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최씨의 지급명령 미이행으로 민사소송 소멸시효 10년이 다가오자 서원학원 측은 2011년 11월 시효연장을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재차 진행했으며, 최씨의 변론이 없어 자백 간주에 의한 원고 승소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급명령도 이행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최씨가 돌연 지난 6월 "서원학원에 1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일부 오인이 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청주지법 민사합의11부(조미연 부장판사)는 15일 최씨의 재심 청구를 각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판결로 손배소의 판단 전제가 일부 변경됐다 하더라도 재심대상 재판이 진행될 때 이를 주장하지 않고 무변론으로 마무리된 만큼 재심 청구의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의 각하 결정으로 최씨는 그 동안 지급을 지연한 것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모두 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서 손배소 재판부는 최씨에게 손해배상금 10억원에 대해 1999년 9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최씨가 서원학원에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은 원금 10억원과 지연손해금 31억원 등 총 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973년 8월 설립된 학교법인 서원학원(전 운호학원)은 청주에 서원대학교 등 7개 학교를 설치·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