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성한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운영비와 인건비의 절반가량을 지방자치단체가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관련 규정을 내세워 오송 첨복단지의 운영비와 인건비 절반을 도가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충북도는 2010년부터 20억원가량의 오송 첨복단지 출연금을 내왔고 내년에도 20억4천200만원의 예산을 세워놨으나 운영·인건비를 부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충북도가 향후 3년간 오송 첨복단지 운영·인건비의 절반을 부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충북도는 지난달 7일 오송 첨복단지의 부지 매입, 연구 개발, 인력·기업 유치 등을 위해 향후 3년간 6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운영·인건비 516억원을 추가한 수정계획안을 마련, 도에 통보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첨복단지 제2차 종합계획안(2014∼2016년)을 마련, 오는 18일 첨복단지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종합계획안에 담긴 오송 첨복단지의 내년도 운영·인건비는 총 227억800만원으로 이 가운데 46%(운영비 72억원, 인건비 32억)를 충북도가 부담해야 한다.

도 부담 운영·인건비는 2015년 194억원, 2016년 218억원으로 증가한다.

충북과 함께 첨복단지가 있는 대구시 역시 내년에 111억원, 2015년 205억원, 2016년 230억원의 운영·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

충북도는 지난해 10월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 오송 첨복단지 운영·인건비를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목소리를 낸 뒤 꾸준히 건의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관련 규정을 내세워 종합계획안 심의·의결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종합계획안이 확정되면 빠듯한 도 살림살이에서 내야 하는 만큼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첨복단지위원회 위원 20명에 포함된 충북지사와 대구시장이 반대한다고 해서 계획안 의결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대구시와 공조해 종합계획을 수립기관인 보건복지부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