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충북 혁신도시에 세우기로 했던 국·공립 어린이집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혁신도시에 들어설 어린이집 예산을 국비를 포함해 전액 삭감했다.

도는 음성군 맹동면과 진천군 덕산면 2곳에 한 곳 당 4억 1910만원(국비 2억 955만원 포함)을 들여 내년 3∼4월 어린이집을 착공, 7개월 뒤 준공할 계획이었다. 정원이 60명인 음성 어린이집은 5258㎡ 부지에 연면적 396㎡,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진천 어린이집은 970㎡ 부지에 430㎡ 규모로 계획됐다.

혁신도시에는 내년 5월 1074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같은 해 말까지 11개 국책기관이 입주하게 된다. 도는 이런 점을 고려해 보건복지부에서 총 4억 1910만원의 국비를 확보, 국·공립 어린이집 설립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는 어린이집 두 곳 가운데 한 곳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예결위는 어린이집 한 곳의 예산마저 삭감했다. 총 사업비의 절반인 지방비뿐 아니라 국비까지 삭감했다. 

예결특위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 시점 등에 비춰볼 때 어린이집이 너무 많아지면 주변 어린이집까지 피해를 보게 되는 등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 예산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내년 혁신도시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제외하고 민간 어린이집 9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의회가 사업비를 모두 삭감했지만 보건복지부가 내년 예산안에 충북 혁신도시어린이집 지원비를 편성한 만큼 충북도는 내년 추가경정 예산 때 재상정할 계획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혁신도시의 인구 유입 및 입주 예정자들의 정주 여건 조성 및 영유아 보육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며 "설립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내년 중 예산을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충북도 예산안 심사를 벌여 혁신도시 어린이집 예산 등 36억 5000여만원을 삭감했다.

예산 삭감액을 소관별로 보면 정책복지위 11건 15억 6800만원, 행정문화위 12건 2억 2100만원, 산업경제위 20건 3억 7900여만원, 건설소방위 7건 14억 8500만원 등 모두 50건이다. 주요 삭감 내용은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장 식물공장 운영 1억 5000만원, 용곡∼미원 지방도 확장·포장 공사 10억원 등이다.

임헌경 예결위원장은 "불요불급한 경상경비는 최대한 억제하고 산출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과다 계상된 사업, 효율성이 낮은 사업을 일부 또는 전액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오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충북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