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로 얼룩진 '영충호 전략' 주제발표
선거구 헌재 판결 취지·의미·해외사례 100% 베껴 

남기헌 충북도정 정책자문단 공공혁신분과위원장(충청대 교수·경찰행정학과)이 최근 발표한 '영충호 시대 발전전략' 주제발표문 상당부분이 중부매일 기획 시리즈 기사내용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중부매일 한인섭기자가 보도했다.

'영충호 시대 발전전략' 주제발표는 충청권의 호남권 인구 추월을 계기로 이시종 충북지사가 주창한 '영충호 시대(영남권·충청권·호남권)'라는 아젠다에 '이론적 뼈대'를 마련하려는 충북도가 충북발전연구원에 의미와 충북의 역할, 위상 재정립, 발전전략 등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후 처음 개최된 공식 행사이자 발표문이었다는 점에서 남 교수의 '표절'은 적잖은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다.

남기헌 위원장은 이날 '영충호 시대 의미와 발전방향' 주제 발표 '영충호 시대의 일반적 논의' 부분에서 개념이 도출된 배경과 의미를 설명한 후 최근 주요쟁점으로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논의'를 조명하면서 '헌법재판소 판결 및 외국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남 위원장은 발표내용 대부분을 본보 기획시리즈('논란 본격화 된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 증설'-11월 7일, 11일, 13일자) 중편 '헌법재판소 판결 취지·해외사례는 보도 내용을 표절했다.

남 위원장은 주제발표문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편차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합리적 이유없이 투표가치 평등을 침해하는 선거구 획정은 헌법에 위배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적시했다. 이는 본보 기획시리즈 중편 '헌법재판소 판결 취지·해외사례는' 첫 문장(리드)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다.

남 위원장은 또 해외 사례로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캐나다의 헌법 취지와 헌재 판결 내용을 소개했으나, 이 역시 본보 보도 내용을 100% 가깝게 베꼈다. 남 위원장은 다만 미국 사례 부분에 지역대표성과 인구편차를 각각 반영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의 선거구제 운용 방식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두문장을 별도 추가한 것 외에는 본보 기사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을 발표문에 실었다.

남 위원장은 이처럼 도용에 가까운 표절을 했으나, 사전 양해를 구하는 절차는 물론 인용문 처리, 주석 등 학자로서 갖춰야할 기초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남 위원장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 간담회에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참석해 '영충호 시대'를 주창한 배경 설명과 의미, 충북의 역할, 과제 등을 언급했다. 지난달 28일 라마다 청주호텔에서 열린 간담회는 박인용 충북도 정책기획관의 사회로 남 위원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송재석 세명대 교수, 정낙형 충북발전연구원장,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원, 언론인 등 각계 전문가 19명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대 교수 A씨는 "주제발표문은 논문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연구물을 인용할 경우 인용처리 또는 각주를 달아야 하고, 기사문, 심지어 성경을 인용하더라도 어느 부분 몇장, 몇절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힌다"며 "유사한 문장을 사용하더라도 표절 논란이 제기되는 마당에 기사문을 그대로 전재하거나, 여러문장을 한꺼번에 고스란히 인용한 것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중부매일 취재팀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다음달인 지난달 29일 충발연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해 3일 회신문을 받았다.

남기헌 위원장은 이에 대해 "간담회 기조강연의 발표성격이어서 논문처럼 인용문헌 정리에 소홀했다"고 밝히고 "국가기관인 헌법재판소 발표 내용이라서 정보 공유라는 관점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문제였다. 유구무언이다"고 해명했다.

충북발전연구원 미래기획센터 관계자는 "충북도 요청으로 영충호 시대 발전전략 간담회를 주관했고, 행사를 위해 남 교수에게 의뢰했다"며 "주제발표(기조강연) 원고를 받아 수정없이 자료집을 제작, 회의자료로 배포했다. 내용은 충발연의 공식입장이 아니라 작성자 개인견해이지만,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숨만 나는'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
청주시, 역점 추진 불구 추락·질식사건 잇따라 
감사원, 부당 수의계약 적발… 경찰 수사 착수도

청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이 각종 사고와 비리의혹으로 얼룩지며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고 충청타임즈 안태희기자가 보도했다.

3일 오전 8시40분쯤 청주시 상당구 운동동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 공사현장에서 25톤 크레인이 3m 아래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기사 김모씨(30)가 다리와 얼굴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경찰은 30m 정도의 언덕길을 올라가던 크레인이 진흙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9일에는 상당구 지북동 통합정수장 공사현장에서 방수작업을 하던 신모씨(56) 등 근로자 5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사고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폐막일에 발생한 것이어서 한범덕 청주시장이 “(사망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그나마 하늘의 덕”이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질식사고가 난 지 두 달도 안돼 안전사고가 또 발생하자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수도사업본부는 사고 뿐만 아니라 전임 일부 공무원들의 비리의혹으로 어수선하다. 감사원은 지난 7월 20억원이 넘는 공사를 부당하게 수의계약한 상수도사업본부 일부 공무원들을 적발해 통보했으며, 곧바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이 상수도사업소 사무실과 직원 차량을 전격 압수수색해 컴퓨터 3대와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 및 업체 선정 과정 서류 등을 확보했다.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은 내년 준공될 예정으로 총공사비 1200억원을 들여 지북동 일원 21만 4437㎡의 부지에 시설용량 하루 12만 5000㎥의 정수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김학동 시설과장은 “마가 끼었는지 사고가 자꾸 발생해 곤혹스럽다”면서 “고사라도 지내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