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청주시의원 피살사건의 배후가 따로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7년 10월2일 오후 9시45분께 청주시의회 이재만(당시 42) 의원이 자신의 집 앞에서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그는 차고에서 나오다가 괴한 2명과 맞닥뜨렸고 그들이 휘두른 흉기에 허벅지와 옆구리 등을 마구 찔려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두 달 뒤 그를 살해하고 달아난 청주 모 폭력조직 조직원 B씨 등 2명을 검거했으며, 범행을 지시한 이들의 선배 C씨도 1년8개월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이들 조직폭력배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경찰은 개인적인 원한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사건의 배후 등도 집중적으로 조사했지만, 이를 확인할 정황이나 증거를 찾지 못하고 이들 조직폭력배의 단독범행으로 사건을 결론 낸 것이다.

당시 C씨는 살해동기에 대해 경찰에서 "사건 발생 2개월 전인 지난 1997년 8월 중순께 이 의원이 운영하던 모 관광회사를 찾아가 당시 운영하던 대리점 상품인 자동차 연료절감장치를 관광 버스에 사용할 것을 부탁했으나 이의원이 거절했고 욕설을 하면서 모욕감을 주어 조직 후배들에게 혼내주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C씨는 또 당시 자신이 활동하고 있던 폭력조직이 운영하려던 모 호텔 나이트클럽 허가과정에서 "이의원이 방해하고 았다고 생각해 이의원의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했었다.

이처럼 C씨와 후배 조직원들의 범행으로 결론났던 이 사건이 배후를 밝혀달라는 고소가 새롭게 접수되면서 16년 만에 다시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당시 범행을 지시한 혐의로 15년 형을 확정받고 내년 출소를 앞둔 C씨가 사건의 내막을 진술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재만 의원의 부인 D씨는 '범인이 검거됐지만, 살해 동기가 불분명하고 배후 의혹이 있다'며 지난달 28일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D씨는 고소장을 통해 남편 살해사건의 배후 인물 3명을 지목하고 이들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범인이 검거된 사건인데다 16년이나 지난 사건의 배후를 밝혀 달라는 고소의 배경에는 이 전 의원 살해를 교사한 C씨의 심경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5년 복역을 마치고 내년 출소를 앞둔 C씨는 이 전 의원 유족에게 편지 등을 통해 사건의 내막과 진실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의 한 유족은 "복역 중인 C씨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출소하면 살인사건의 내막과 진실을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고, 필요하다면 법정 증언까지 할 수 있다는 확답도 받았다"며 "2일께 미망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당시 사건 기록을 재검토하는 한편 당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 15년인 점을 살펴 공소권 유무 등 수사가 가능한지를 살펴보고 있다.

C씨 등이 기소되고 확정판결을 받을 때까지 공소시효 진행이 중단됐다고 보면 아직 사건을 재수사할 시간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6년전 사건으로 증거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증언만으로 사건이 다시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28일 고소장이 접수돼 고소 내용과 공소시효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