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에 난제가 생겼다. 친환경 급식지원 문제다.

24일 청주시와 청원군에 따르면 이들 시·군은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 앞서 각종 수혜성 복지예산 조정 작업을 벌여 왔다.

이 결과 참전유공자 명예수당, 독립유공자 보훈명예수당, 출산장려금 지원, 쌀 생산 농업인 소득 지원, 셋째 아이 양육 지원금 등 상당수 사업에서 통합안이 도출됐다.

수당이나 지원금은 더 많은 쪽으로 조정하고, 금전 지원과 관련해 어느 한쪽만 시행하는 제도는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뼈대다.

예를 들어 청주시는 월 3만원인 독립유공자 보훈 명예수당을 청원군처럼 월 1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청주시의 둘째(50만원), 셋째 아이(100만원) 출산장려금은 이 제도가 없는 청원군도 적용하기로 했다.

물론 수혜 시점은 통합시가 출범하는 내년 7월부터다.

그러나 친환경 학교급식만큼은 '조정 불가'로 결정됐다. 돈 문제 때문이다.

청주시는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도내 각 시·군이 예산을 분담하는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과는 별개로 친환경쌀을 91개 초·중·특수학교에 친환경 급식 명목으로 지원해 왔다.

정부미와 친환경쌀의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고등학교까지 늘리기로 하고 12억7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청원군도 같은 친환경 급식지원 사업을 펴고 있지만, 유치원생과 고등학생에게도 혜택을 주고 있다. 통합안이 나오지 않은 배경이다.

구체적으로 연간 급식 일을 185일로 잡고 유치원생과 고교생까지 포함, 1인당 하루 평균 500원을 부식비로 지원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은 약 17억원.

이를 전체 학생 수가 10만8천977명인 청주시에 똑같이 적용하려면 100억8천만원을 더 들여야 한다.

시는 막대한 예산 때문에 사실상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전면 무상급식'이나 다름없는 이 카드를 선뜻 수용하기 곤란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은 초대 통합시장에게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초대 통합시장이 현행 청원군 방식을 수용하지 않고 군이 편성했던 예산을 삭감하면 문제가 커진다.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면 받지 않을 불이익 앞에서 옛 청원군민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런 상황을 우려, 관련 통합 조례에 '혜택 유지' 조항이 삽입돼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초대 통합시장에 도전하는 여야 유력 후보들은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군의 한 공무원은 사견임을 전제, "혜택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통합이라면 '화합 속 통합시 출범'이라는 구호가 무색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