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서식지'로 유명한 청주 구룡산 일원의 개발 사업과 관련, 환경단체가 청주시 갈등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조건부로 수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단체가 내건 조건에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는 최근 회원 전체회의 결과 토지주·사업주의 사전 동의를 얻은 갈등조정위 중재안을 조건부 수용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고 24일 밝혔다.

갈등조정위가 시민대책위에 전달한 중재안은 토지주와 사업주가 애초 계획했던 개발면적을 1만4천190㎡에서 7천920㎡ 규모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추가 개발을 막을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시민대책위의 요구에 따라 제외된 부지는 청주시 소유의 인근 완충녹지와 맞교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또 애초 12가구로 계획했던 전원주택 수를 9가구로 줄였다.

이런 중재안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크게 2가지의 수용 조건을 내걸었다.

우선 향후 해당 토지의 형질변경 후에도 완충녹지 외 다른 토지는 매매 등으로 또다시 난개발이 우려되는 만큼 토지주·사업주에게서 추가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이를 명문화해달라는 것이다.

이어 청주시에는 구룡산 생태공원화 방안과 청주·청원 녹지 보존 방안 수립을 요구했다.

조현국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장은 "대책위가 내건 수용 조건은 이번 협의를 계기로 앞으로 구룡산 난개발 여지를 사전 차단해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대책위의 수용 조건을 토지주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시민대책위의 요구대로라면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는 앞으로 원천봉쇄되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향후 토지개발 자체를 막는다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단 시민대책위로부터 그들의 입장을 담은 공문을 받으면 갈등조정위를 열어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타협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주지법 뒤쪽의 구룡산 내 자연녹지지역 토지주와 사업주들은 지난해부터 이곳에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해당 지역이 사유지여서 개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 등은 두꺼비공원과 연결되는 생태통로가 훼손된다며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허가권을 가진 청주시는 갈등 해결을 위해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 양측의 입장을 수렴한 상생 방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