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공정한 법 집행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국민 봉사를 하는 자리다. 그래서 공무원 중에서도 가장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사법권을 갖고 법인을 체포하고 수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이 범죄를 저지르면 일반인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경찰이 법을 위반하고 도덕불감증에 빠져 법과 권위를 스스로 깨버린다면 국민의 신뢰는커녕 비웃음을 사기 마련이다.

요즘 도덕 불감증에 빠진 충북 경찰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스스로의 기강조차 확립하지 못하고 도리어 도민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충북경찰의 고위 간부인 총경 4명이 성추행과 성폭행이나 비리 등에 연루돼 한달 보름새 4명이 해임되거나 본의 아니게 명퇴신청을 하는 등 평생 몸담아 온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A총경은 평소 알고 지내던 의경(24)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20일 해임됐다. A총경은 지난달 26일 전임지에서 함께 근무했던 서울 모 경찰서 소속 B의경과 술을 마신 뒤 자신의 관사에 데려와 잠을 자던중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총경은 4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대기발령 상태이다. 경찰청은 B총경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 의결을 보류하기로 했다. B총경은 청주 모 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이던 올해 8월 초 관용차를 이용,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여성과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차 안에서 이 여성을 한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총경은 이 여성과 가벼운 신체접촉은 있었지만 성폭행 사실은 없었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 충북경찰청 소속  C총경이 서장 재직시 비리 등에 연루 돼 명퇴신청을 한 상태이다. 이외 충북경찰청 소속  D총경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충북경찰을 떠날 뜻을 지난 21일  밝혔다. 표면상으로는 일신상의 이유지만 그 배경은 최근 급속히 퍼진 악의적인 소문에 많은 상처와 함께 큰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 ‘카더라’식의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이를 견디다 못해 평생 몸담아 온 직장을 떠나게 됐다.

'경찰의 꽃’ 총경 한달 보름새 4명 떠나…충북 망신 자초

“경찰의 꽃”이라고 하는 총경이 성폭행과 성추행 등 성이나 비리 등에 연루 돼 4명이나 그만 두거나 처지에 있다는 것은 충북 경찰의 망신이다. 특히 총경급 고위 간부가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총경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난달 25일에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충북경찰의 기강해이 문제가 드러나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동안 충북지방경찰청은 ‘자정결의 및 쇄신 대 토론회’를 가졌지만 약효가 어느정도 미칠지 의문이다. 지금은 경찰청 감사반이 충북에 급파 돼 상주하면서 경찰 비리 색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총경급 간부에 대해서는 출퇴근과 식사까지 체크하는 등 연말까지 강도 높은 사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어떤 성과를 거둘지 두고 볼 일이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윗사람의 행실이 발라야 아랫사람도 행실이 바르게 된다는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경찰간부들이 각성하고 정신차려야 한다.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충북경찰이 도민이 믿고 의지하는 신뢰받은 경찰로 다시 태어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