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한국 정부가 1953년에 전국적으로 조사한  '3.1운동 피살자 명부', '일본 진재시 피살자 명부', '일정시 피징용자 명부' 등을 공개하고 있다.

일제 치하 3·1운동 당시 충청권에서 100명이 피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충청권 강제 징용피해자는 무려 4만 9574명에 이르고, 일본 관동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총 8명의 충청주민이 희생됐다.

국가기록원(원장 박경국)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1953년 이승만 정부가 작성한 '3·1운동시 피살자 명부(1권·630명)', '일본 진재(震災)시 피살자 명부(1권·290명)', '일정(日政)시 피징용(징병)자 명부(65권·22만9천781명)' 등 3가지 명부 67권에 대한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명부는 지난 6월 일본 도쿄의 주일한국대사관이 청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1952년 12월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이듬해 내무부에서 전국적(남한 지역)인 조사를 해 작성한 것이다. 국가기록원은 "이 명부는 53년 4월 2차 한·일회담에 활용하기 위해 일본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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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이 '3·1 운동시 피살자 명부'를 일부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충청도의 경우 충남 72명, 충북 28명 등 총100명이 피살됐다. 이미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기존 31명을 제외하고 이번에 발굴된 자료를 통해 무려 69명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충남 천안군의 경우 29명 중 16명이, 예산군은 10명 중 7명이 새롭게 발견됐다. 전국적으로는 630명이 희생당했다. 명부에는 희생자의 이름과 나이, 주소, 순국일시와 장소·상황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진재시피살자명부'는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 희생된 한국인 명부로, 총 290명이 기록돼 있다. 충청 출신은 충남 7명, 충북 1명 등 총 8명이 희생당했다. 사망원인은 '지진으로 사망'하거나, '경찰서 유치장 등에서 순국'한 것 등으로 돼 있다. 학살방식도 피살, 타살, 총살 등 다양하게 기록됐다.

'일정시(日政時) 피징용(징병)자 명부'에 따르면 충청권 피해자는 충북 2만 6124명, 충남 2만 3450명 등 총 4만 9574명으로 집계됐다. 국가기록원이 일부 지역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징용자가 추가로 확인돼 향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충북대 사학과 박걸순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기록물에 대해 "3·1운동과 관동대지진 당시 피살자 명부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은 최초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분야 학술연구는 물론 과거사 증빙자료로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명부가 정부수립 직후 우리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전국적인 조사를 통해 작성했다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이번에 수집한 자료를 국가보훈처 등 관련부서에 넘겨 독립유공자 선정과 과거사 증빙자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명부별 세부사항을 정리해 내년 초부터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