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는 올해보다 6.6% 증가한 3조5천582억원의 예산을 세웠으나 새로 추진되는 사업은 눈 씻고 봐도 찾기 힘들 정도다.

외형상 예산 규모는 커졌으나 사회복지 분야의 국고보조금이나 교부세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으로 충북도가 쓸 수 있는 예산 규모는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신규 사업이 적은 데 대해 "각 실·국이 제출한 신규 사업 가운데 타당성을 검토, 1회성 사업 등을 과감히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 복지예산 대폭 증액…"다른 데 쓸 여력 안 돼"

충북도의 내년도 세출 예산 중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사회복지 사업이다. 올해 7천833억원에서 내년도 9천645억원으로 23.1%(1천812억원) 증가됐다.

중앙정부의 내년 복지예산이 '100조원대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그만큼 부담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기초노령연금은 올해 1천699억원에서 내년 2천259억으로 대폭 증가했고 영유아보육료 역시 내년 1천258억원, 저소득층 의료보장사업은 2천9억원이 편성됐다.

복지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다른 분야 예산은 감소했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방도 유지·보수 및 확장·포장에 쓰일 수송·교통 분야 사업비는 올해 2천111억원에서 16.5%(348억원) 감소했고 지역 균형발전이나 주민 지원 등이 핵심인 한 국토·지역개발 분야 역시 1천11억원에서 786억원으로 22.2%(225억원) 줄었다.

재해위험지구를 정비하거나 하천 등을 관리하는 공공질서·안전 분야 사업비도 올해보다 11.2%(230억원) 감소한 1천827억원으로 편성됐다.

◇ 내년 신규 투자 사업 7건 불과

충북도는 내년도 예산안 보도자료에서 일반 공공행정, 공공질서·안전, 교육, 문화·관광 등 7개 분야, 174개 사업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96%(167개)는 '계속 사업'이며, 신규 사업은 4%(7개)에 불과하다.

올해 5억2천만원의 설계비가 투입된 제천 스토리창작 플러스터가 '바늘구멍' 같은 신규사업 심의를 통과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충북도는 이 사업에 44억5천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천시가 2016년까지 국비 등 282억원을 들여 건설할 의림지 역사박물관 건립 사업에는 11억원, 2015년 개최될 괴산 세계 유기농산업 엑스포에도 80억원이 투입된다.

또 청주·옥천 합류지점에 2016년까지 조성할 하수처리시설 건설비로 393억원이, 괴산에 2016년까지 조성할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조성사업에 50억6천여만원의 사업비가 편성됐다.

충북도는 이외에도 남단인 영동에서 북단인 단양을 하나의 열차 노선으로 잇는 '충북선 연장운행 사업'에 10억원을 들일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며 "신규사업의 경우 '일몰제'를 적용, 타당성이 없는 것은 퇴출시켰다"고 말했다.

◇ 주요 사업 차질 없어 그나마 다행

여태껏 추진돼 온 계속사업은 내년에도 차질 없이 계속된다.

수해 상습지역 22곳에 대한 개선사업비로 615억원이, 청주 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 등 지방체육시설 지원비로 124억8천만원이 투입된다.

농어촌 생활용수 개발(189억7천만원), 하수처리장 확충(459억9천만원), 하수관거 정비(462억6천만원), 농어촌마을 하수도 정비(191억4천만원) 등 환경보호 사업도 차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초·중학교 무상급식 총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충북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예산을 933억원으로 잡고 이 가운데 186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바이오 충북' 브랜드를 강화하고 세계적인 바이오메디컬 허브로 도약하자는 취지에서 충북도가 내년 9∼10월 개최할 오송 국제 바이오산업 엑스포 사업비로 126억5천만원이 편성됐다.

이외에도 국가지원 지방도 6곳(문의∼대전, 칠금∼가금, 금고∼비산, 연금리조트∼청풍대교, 금산IC∼충북도계)의 확장·포장 사업에 515억원, 국도 대체 우회도로 2곳(청주 남면∼북면, 휴암∼오동) 건설에 209억7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또 대소∼삼성을 비롯, 지방도로 14개소 정비 사업에 286억5천만원이 들어가게 된다.

이외에도 발달재활서비스 지원 및 지역사회 재활시설 운영 등 장애인 관련 예산으로 691억4천여만원이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