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차기 총장 공모에 지원했던 김응권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52)이 돌연 포기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최근 총장 응시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도에 전달했다.

앞서 도립대는 지난달 25일 총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총장 공모에 응한 4명 중 이 대학의 함승덕 기계자동차과 교수(57)와 김 전 차관 등 2명을 차기총장 후보로 정해 도에 추천했다.

도는 이달 안에 지방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를 연 뒤 임명권자인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보고하고 이 지사의 낙점을 기다릴 예정이었다.

김 전 차관의 중도 포기로 외형상 도립대 차기 총장 후보자가 단일화됐지만 도는 일단 김 전 차관의 중도 포기에 관계없이 인사위원회를 예정대로 연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이미 2명에 대한 신원조회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검증작업(적격자 심사 과정)을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라며 “김 전 차관이 끝내 포기의사를 철회하지 않는다고 해도 인사위원회를 여는 것은 유효한 행정행위”라고 말했다.

함 교수가 ‘부적격’을 받을 경우 재공모를 단행할지에 대한 판단도 인사위원회를 열어본 뒤 결정한다는 얘기가 된다. 함 교수와 김 전 차관의 공무담임 자격을 판단하는 신원조회 결과는 이르면 이번주에 나온다.

만약 인사위원회가 함 교수를 적격자로 판단하지 않으면 상당기간 총장이 공석인 상태로 학교가 운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전 차관은 지난 2월 목포해양대 총장 후보자 공모에 지원했다 논란이 일자 응모를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차관직에 있던 그는 자신의 총장 후보자 응모가 국립대 총장 직선제 개선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킨 사례로 악용될 수 있다고 판단, 철회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김 차관은 2011년 대학선진화관과 대학지원실장을 지내면서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주도해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다”며 “사실상 교과부의 영향에 의해 총장 후보자가 결정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 차관 영입을 추천한 목포해양대 교수들은 “김 차관의 총장 후보자 응모는 다수의 대학 구성원이 대학발전을 위해 간곡히 요청해 어렵게 결정된 사항”이라며 “총장을 추천하는 일은 대학 구성원 스스로 할 일이고 국교련은 목포해양대 스스로 결정한 사항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