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출연기관 전 간부 '떳다방' 뺨치는 토지거래
처형 명의로 5억6천만 원 땅 구입 후 수억원 시세차익
포괄적 증여세 탈루·36일만에 개발행위 허가도 의혹

충북도 출연기관 전 간부 A씨가 청원군 옥산면 오산리 일원 밭을 매입한 뒤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 2개월 만에 처분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고 충북일보 김동민기자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처형(57) 명의로 청원군 옥산면 오산리 소재 밭 1천380㎡의 밭을 1억4천만 원에 매입했다. A씨는 이 땅과 인근 필지를 합쳐 개발행위를 받은 뒤 다세대주택 16세대를 건축한 뒤 일반인들에게 분양할 예정이었다.

A씨가 처형 명의로 땅을 구입한 것은 부인이 지난 2006년부터 신용불량자가 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A씨는 이 땅을 매입한 뒤 지난해 8월 21일 청원군으로부터 개발행위 허가를 받았다. 처명 명의의 매입기록이 2012년 7월 19일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등재된 상황을 감안하면 불과 36일만에 개발행위 허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여진다.

A씨는 이어 다세대주택 조성계획을 포기하고 2012년 9월 28일 인근 B사에 2억4천960만 원에 매도했다.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처명 명의의 1억4천만 원짜리 땅이 불과 2개월 만에 1억 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반면, A씨는 "현금 1억 원에 신협대출금을 합쳐 5억6천만 원에 땅을 매입한 뒤 9억 원에 B사에 매도했다"며 "당초 계획했던 다세대주택 건설이 동업자 사정으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기록과 A씨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이른바 '다운계약서' 의혹을 불러오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다운계약서' 의혹을 제쳐두고 A씨의 주장을 중심으로 이번 토지거래 상황을 재구성하면 처형과 동업자를 앞세워 다세대 주택사업을 추진했지만, 2개월 만에 3억4천만 원 가량의 시세차익만 올리고 사업을 포기한 사례다.

하지만, 처형과 동업자 명의로 5억6천만 원에 땅을 매입한 뒤 9억 원에 매도해 3억4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부분은 이른바 '떳다방' 뺨치는 투기수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A씨가 자신의 재산으로 처형의 이름을 빌려 땅을 매입한 것도 증여세 탈루에 해당된다. 처형의 이름을 빌린 행위가 '포괄적 증여'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A씨가 '포괄적 증여'와 관련된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금융관련 업무에 정통했던 출연기관 전 간부의 변명으로는 궁색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어 처형과 동업자 명의의 땅을 2012년 9월 28일 B사에 매도한 뒤 이 가운데 5억 원을 들여 청주역 인근 3천300여㎡(1천여 평)의 땅을 자신의 명의로 매입한 것도 '2차 탈루'에 해당된다.

여기에 A씨가 처형 명의로 땅을 매입한 뒤 36일 만에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과정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보통의 경우 밭을 대지로 바꿔 건축물을 조성하는데 많게는 5년, 적게는 1년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A씨가 각종 인맥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A씨의 토지거래 내용을 들어보면 운이 좋아 2개월 만에 3억4천 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부동산 관련 세법과 매입·매도 과정, 청원군 인·허가 과정을 종합적으로 들여다 보면 불법적인 요소가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오송역세권개발 재추진 되나
주민 80% 환지방식 동의… 내주 초 공식요청

백지화된 오송역개발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이 다시 환지개발 방식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충청일보 박창우기자가 보도했다.
　
원대연 오송역세권개발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31일 역세권 일대 49만여㎡(15만1000평)의 토지를 환지 방식으로 개발하는 데 찬성한 222가구의 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27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환지 방식의 개발에는 토지 소유주의 70%의 동의가 필요한데, 원 위원장이 받은 동의서는 가구 수를 기준으로 할 때 82.2%에 달한다.

　원 위원장은 내주 초 청원군에 환지 개발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그는 "청원군과 청주시가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시종 지사도 새로운 개발 방안이 나오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환지 개발이 성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 위원장을 비롯한 현지 주민들은 이날 충북도의회 박문희(청원1·민주) 의원과 만나 환지 방식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환지 방식으로 역세권 일대를 개발하려면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하거나 청원군이 시행자로 나서서 충북개발공사에 개발을 위탁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오송 역세권 개발사업은 2005년 10월 오송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가시화됐다.
　
그러나 이듬해 1월까지 3개월간 땅값이 급등, 이 지역의 공시지가가 80%가량 오르면서 개발 악재로 작용, 충북도의 3차례 공모에도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담화문을 발표 "오송 역세권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백지화를 선언했다.
　
박문희 도의원은 "무산됐던 역세권 개발을 위해 주민들이 환지 개발 방식에 동의한 만큼 향후 긍정적인 업무 추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