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의 교권이 온갖 비위로 추락을 거듭하면서 '비위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12살짜리 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입건된 한 초등학교 교사 사건이 충북 교육계의 현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지적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잇단 교원 비위로 곤욕을 치르던 지난 5월과 7월 공무원 행동강령과 복무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지침을 시달했지만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이 교사의 범죄는 이런 지시가 내려진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도 교육청의 '영(令)'이 얼마나 서지 않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충북에서 발생한 교직원들의 비위는 다른 시·도에서도 간혹 불거지는 과잉체벌 문제뿐만이 아니다.

성매매, 성추행, 상해치사, 금품수수, 대리시험 등 교원이라면 입에 담기 부끄러울 정도의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터졌다.

지난 7월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6살짜리 가출 소녀와 성매매한 혐의로 남성 55명을 입건했다.

청주 지역의 한 교사가 입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도교육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아 현실 인식이 안일하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8월 또 다른 비위 사건이 터졌다.

괴산의 모 중학교 교사가 학생의 팔과 어깨를 만지는 등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 학교 여학생들은 교사의 신체 접촉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과잉 체벌 끝에 학생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달 중순 청주의 한 중학교 검도부 코치가 '술을 마신 아들의 버릇을 고쳐달라'는 학부모의 부탁을 받았다며 15살짜리 남학생을 3시간 넘게 죽도와 목검으로 폭행, 숨지게 한 일이 발생했다.

이달 7일에는 같은 지역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 13명을 엉덩이와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체벌, 병원 신세를 지게 만들었다.

또 지난 29일에는 충주의 한 고교의 파견 강사가 다투던 학생들을 신문지로 싼 악기 수리용 칼로 혼내려다가 적발돼 해고됐다.

충북 교육계의 비리는 일선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급에서도 터져 나오는 등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지난 5월 영동군의 한 고교 교감이 같은 학교 전산담당 직원에게 부탁해 대리시험을 쳐 국가공인 정보기술 자격증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같은 달 충북 카누연맹 전문이사를 맡은 도내 모 중학교 교사가 충북도에서 받은 보조금 중 6천700여만원을 차량 구입비로 썼다가 구속됐다.

교원 비위가 잇따르면서 해당 학교장도 엄중 문책하겠다는 도 교육청의 지침이 있었지만 지금껏 학교장이 문책으로 이어진 사례는 전무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의 '성매수 사건'이 터지자 도교육청은 부교육감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과연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충북도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원 비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했지만 잇따라 터진 비위에 할 말이 없다"면서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사고 방지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