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밭 석축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충북경찰청 수사2계는 27일 오후 1시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의 아내 밭에 군비로 석축을 쌓도록 지시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임 군수를 소환 조사했다.

이날 임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경찰은 석축공사 시행을 직접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임 군수는 조사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시간이 지난 오후 8시께 임 군수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임 군수는 자신의 조서를 직접 살펴보겠다며 1시간 30분이 더 지나서 조사실을 나섰다.

임 군수는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괴산군청에서 압수한 서류를 통해 실제로는 없었던 민원 제기로 공사가 진행된 것처럼 관련 서류를 꾸민 사실을 확인하고 관계 공무원 2명을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석축공사 이전에 임 군수의 부인 밭에 군비를 투입한 석축공사가 한 차례 더 있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조사받던 관계 공무원이 절차상 하자를 숨기려고 증거를 조작한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공사로 관계 공무원이 챙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임 군수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면서도 "부정한 방법으로 석축공사가 이뤄진 정황이 확인된 만큼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임 군수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괴산군은 작년 말부터 지난 3월까지 군비 2천만원을 들여 임 군수 부인 소유의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의 밭에 길이 70m, 높이 2m의 자연석을 쌓는 호안공사를 했다.

군은 태풍으로 밭 아래에 있는 농로 일부가 유실돼 농기계가 통행할 수 없다는 민원이 들어와 공사했다고 해명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태풍 피해가 전혀 없었는데도 석축을 쌓았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해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임 군수는 지난 5월 2일 기자회견을 해 "(사전에)사업을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사업비 전액을 자부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