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의장단 '무기력증'
부의장 등 수수방관…역할 부재 '도마위'

충북도의회 안팎에서 잡음과 갈등이 지속되면서 후반기 의장단의 무기력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충청타임즈 엄경철기자가 보도했다.

지난 17일 폐막한 충북도의회 제324회 임시회가 개회전부터 폐막 이후까지 갈등으로 얼룩져 후반기 남은 기간동안의 의정활동이 원만히 이루어질지 우려되고 있다.

임시회 개회전부터 대집행부 질문 갈등과 교육감 행사불참 조사특위 제안으로 파행 운영됐던 도의회가 폐막 후 대집행부 질문제한 등에 반발해 급기야 도의회 의장실 점거농성사태까지 발생했다.

도의회 현관 앞에서 대집행부 질문제한에 항의해 농성을 벌이던 새누리당 김종필 의원과 김양희 의원은 지난 18일 김 의장 집무실에서 김 의장이 항의농성 현수막 거치대 등을 치우도록 지시한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들 의원은 다음날 오전 1시쯤 김광수 의장의 사과를 받고 의장실 농성을 풀었다.

김종필 의원은 “김 의장이 농성장에 와서 사과했다”며 “대집행부 질문 제한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은 없었지만 앞으로 각 당의 원내대표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논의해보자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들은 “‘충북도의회는 이시종 지사의 호위무사냐, 의회를 허수아비로 만든 김 의장은 사퇴하라’라고 적힌 항의농성 현수막과 거치대를 김 의장이 철거하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의장실 점거농성을 벌였다.

이들을 포함한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당 소속의 이 지사를 보호하기 위해 여당 도의원들의 대집행부 질문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하면서 항의표시로 임시회 2차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임시회 전부터 폐막이후까지 계속된 갈등으로 인해 도의회가 파행 운영된 것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의원들의 원활한 의정활동과 의회-집행부간 소통을 위한 조율의 한 부분을 담당할 해야할 의장단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김 의장의 독단적인 의회운영이 부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제역할을 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부의장을 맡고 있는데 의장단의 역할이 미흡하다”며 “특히 이번 임시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농성까지 벌이는 등 심각한 상황까지 갔는데도 같은 당 소속 부의장의 역할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부의장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인물을 세웠어야 한다”며 “의장단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역시 의장단의 역할부재에 공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도정질문 제한 문제를 정당간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같은 당 소속 부의장에게 처음부터 알리지 않았고 협의하지도 않았다”며 “김 의장 집무실에서의 항의농성과 관련해서는 부의장이 직접 나서 의장에게 항의하는 등 역할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도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한 의장단 역할 부재로 갈등과 혼란이 더 가중됐다는 점에서 의장단 역할부재론을 거론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후반기 도의회는 앞으로 행정사무감사, 내년 예산심의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갈등과 잡음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까지 받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의장단 역할이 없다면 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주대학교 교비 줄줄 제사상도 등록금으로
매년 설립자 추도식 1500만원·장례비용 4000만원 ‘펑펑’
사립학교법 위반 논란 … 대학측 ‘문제 없다’ 교비사용 가능

설립자 제사상(祭祀床)에까지 등록금이 사용되는 등 청주대학교의 교비가 줄줄 새고 있다도 충청투데이 손근선기자가 보도했다.

지난 10일 청주대학교에서 열린 청석학원 설립자 '청암 김원근·석정 김영근 선생 추도식' 비용 전액이 대학생들의 등록금, 즉 교비로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청석학원 설립자 아들이자 명예총장의 장례식 비용 전액도 교비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례식 비용은 '사립학교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20일 청주대 측에 따르면 학교법인 청석학원 설립자 추도식 행사 비용은 해마다 1000만~1500만원가량 들어간다. 추도식 비용은 청주대 측이 전액 교비로 부담했다.

추도식 비용에는 초대장 인쇄 70만원, 내·외빈 참석자 점심 식대 400만원, 제사 차림상(400만원)과 연주회(100만원), 악대 초청(150만원) 등이다. 설립자 제사상까지 학생들의 등록금이 사용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청주대 관계자는 "2008년 청주대 측이 발족한 현양사업회가 교수, 직원 등에게 연간 1만원 가량 회비를 걷고 있는데 여전히 청주대 측이 각종 행사에 교비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자 아들이자 명예총장의 장례식 비용 4000여만원도 교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석학원 이사회가 지난해 초 학원장인 故 김준철 전 청석학원장의 장례비용을 통과시키면서 청주대 측이 장례비용 4000만원 가량을 교비로 전액 부담했다. 학원장 장례식에 사용된 물품은 장례식장 제단과 헌화꽃 등이다.

청주대 측은 사립학교법에 의해 장례를 치른 것이어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주대 측의 사립학교법 해석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대 측은 학원장 장례비를 등록금으로 사용하면서 사립학교법 26조 시행령 '10조 5'를 근거로 삼았다. 사립학교법 26조 시행령 10조 5는 ‘생계비와 의료비 또는 장례비를 지급하고자 할 때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돼 있다. 때문에 청석학원 이사회 의결과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청주대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사립학교법 26조는 '학교법인은 그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액의 3분의 1이상에 해당하는 재산을 출연 또는 기증한 자중 ‘생계가 곤란한 자’에 대해 생계비와 의료비, 장례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청석학원의 학원장의 재산이 이 학교 법인에 출연되지 않았을 뿐더러 기증한 사례도 없었고 생계 역시 곤란하지 않다. 특히 생계 곤란이 있다고 해도 26조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0조 2는 생계곤란자의 기준을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개인적인 재산이나 수입이 없는 자'로 생계곤란 자의 기준으로 뒀지만 청석학원 학원장은 그렇지 않다는 게 청주대 일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청주대 관계자는 “청주대 측이 사립학교법을 교묘하게 해석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장례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