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원 초강수…충북도의회 '정쟁의 장'
김양희 의원 '김광수 도의장 사과' 요구
김 의자 "의사 진행 관련 없어" 수용 안해
김 의원 등 3명 '항의차원' 본회의장 퇴장

충북도의회 324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결국 '정쟁(政爭)의 장'이 됐다. 사상 초유의 '대집행부 질문 보이콧'을 선언했던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은 민주당 김광수 의장에 대한 사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기 중 집단 퇴장하는 초강수를 뒀다고 충북일보 임장규기자가 보도했다.

포문은 새누리당 김양희(비례) 의원이 열었다. 17일 오전 11시 324회 2차 본회의 개회가 선언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했다고 충북일보 임장규기자가 보도했다. "대집행부 질문자 수를 제한하고, 질문자 교체를 불허한 민주당 김광수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의사 진행과 관련이 없는 발언이기 때문에 일정이 끝난 뒤 발언 기회를 주겠다"며 김 의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향해)"지금 뭐하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조례안 개정 등 의결 절차를 마친 뒤 다시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으나 김 의장은 같은 입장을 고수하며 다른 의사일정을 진행했다.

의장석 앞까지 다가간 김 의원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같은 당 소속 강현삼(제천2)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강 의원은 "대집행부 질문과 관련된 발언이니 기회를 주라"며 "무조건 거절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좀 합리적으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라"고 몰아세웠다.

하지만 김 의장은 "회기가 끝날 때 기회를 줘도 무방하다"며 "요구내용도 의장이 판단할 땐 적절치 않다"고 재차 거절했다. 본회의장 곳곳에선 "그만하고 앉으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과를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양희 의원과 강현삼 의원, 김종필(진천1)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3명은 항의 차원에서 본회의장을 나갔다. 김 의원은 퇴장 직전 의장석을 바라보며 "집행부 시녀로 만들고 민주당 2중대로 전락시킨 도의회의 자존심을 세워 달라"며 "마지막 충고"라고 외쳤다.

민주당 최미애(청주9)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새누리당 의원 모두가 질문을 보이콧하고 도의회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분명한 당파싸움이자 정쟁몰이"라고 비판했다.

본회의장을 빠져나간 김양희 의원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를 진행하기 위한 의사진행발언을 의사일정이 끝난 뒤 하라는 게 어디 있느냐"며 "집행부가 아닌 동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5분 자유발언에 대해서도 일고의 생각할 가치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광수 의장이 자신들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장외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집단 퇴장 후 민주당 의원들의 대집행부 질문은 차질 없이 진행됐으나 집행부인 충북도를 긴장시킬만한 '송곳 질문'은 없었다.

국감앞둔 충북경찰 잇단 일탈로 '패닉'
금품수수·성폭행 혐의·음주운전 등

충북경찰이 격년제로 받는 국정감사를 일 주일여 앞두고 간부 경찰관의 일탈 등 악재가 겹치면서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충청타임즈 하성진기자가 보도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A총경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의혹이 일고 있다. A총경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냈다.

그는 지인에게 “전부터 앓고 있던 당뇨 증상이 심해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사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총경이 대전 모 경찰서장 재직 당시 승진인사와 관련 금품수수에 연루돼 최근 본청 감찰에 적발되자 스스로 사직서를 내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청주 모 경찰서장 B총경은 성추문 의혹이 일어 17일 대기발령 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혐의에 대한 사실 여부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볼 때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B씨의 성추문 의혹은 16일 S씨(49·여)가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와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내려 하면서 불거졌다. ꠑB씨는 지난 8월 3일 오후 4시쯤 S씨를 관용차에 태워 바람을 쐬다가 인적이 없는 폐가로 이동,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ꠓ경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B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한편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를 검토할 계획이다.

B씨는 “합의하고 성관계를 맺은 것일 뿐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는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경급 간부들의 비위가 잇따르면서 국감을 코 앞에 둔 충북경찰은 ‘패닉’에 빠졌다. 자체적으로 추진한 치안정책이 없는데다, 딱히 내세울 만한 홍보거리조차 없어 국감에서의 날 선 혹평이 걱정인데 경찰관 일탈행위까지 쉴 새 없이 터진 탓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됐기 때문이다.

충북경찰은 지난해 직원들의 일탈행위로 ‘사고 경찰청’이란 오명을 얻었던데 이어 올해 ꠑ들어서도 음주운전사고, 독직폭행 등 기강 해이에 따른 사건·사고가 일일이 꼽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지난 1월 옥천서 소속 경찰관이 야간 당직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복귀해 호송 피의자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고, 2월에는 청주흥덕서 직원이 찜질방에서 자고 있던 5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가 1계급 강등 처분을 받았다. 5월에는 옥천서 경찰관이 혈중알코올농도 0.095%의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고, 6월에는 청주흥덕서 직원이 훔친 번호판을 단 ‘대포차’를 운행하고 술집에서 구두를 훔쳤다가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17일에도 청주청남서 경찰 간부가 만취상태(0.137%)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내 해임됐다. 이달 들어서도 도박 혐의로 징계를 받은 단양서 소속 경관이 자신의 비위 사실을 경찰에 알린 주민을 폭행해 구속됐다.

충북경찰청 한 간부는 “가뜩이나 칭찬에 인색한 국회의원들의 초점이 자체사고에 맞춰지기라도 하면 고춧가루 같은 매서운 혹평이 쏟아질 게 불 보듯 뻔하다”며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은 이날 청주흥덕경찰서장에 임종하 경비교통과장을 발령했다. 경비교통과장에는 최기영 치안지도관이 직무대리로 전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