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항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17일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2천744m→3천200m)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포함한 '청주공항 활성화 사업 재기획 조사 용역'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반면에 공항공사는 이달 말부터 내년 4월까지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전략수립 컨설팅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항공사는 컨설팅 용역을 통해 △공사에서 계속 운영하는 방안 △공사에서 출자한 출자회사(자회사)와 경쟁 유도 △선 공항활성화(시설투자) 후 민영화 추진 △ 민영화 재추진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이날 공항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수년 동안 청주공항 활성화 사업예산이 지연된 것도 문제지만, 명확한 투자계획 없이 운영방향이 엇갈리는 연구용역을 추진하면서 정부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120억원)을 비롯한 공항시설투자예산(59억원)이 차질없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돼야 한다"며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청주공항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프라 개선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청주공항의 적자는 2010년 51억1천만원, 2011년 54억3천만원, 지난해 55억4천만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정 의원은 "청주공항 활주로는 2천744m로, 국토부 비행시설 설계 매뉴얼에 따른 B747-400 기준 이륙활주로 거리인 3천155m에 미달한다"며 "적자폭 해소를 위해서는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청주공항은 인천공항 이변 때 수도권 대체공항으로 활용돼야 하는 곳"이라며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국민의 35.1%(1천800만명)가 이용하는 신수도권 중심 공항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주당 변재일(청원) 의원은 이자리에서 "청주공항은 국토부 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내용상 김포, 김해, 대구, 제주 등 6개 공항과 함께 거점공항"이라며 "지방공항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3년간 기울인 국제노선 확충노력을 보면 김포, 김해, 제주 등 세 핵심공항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따졌다.

변 의원은 "국가 계획상 동등한 거점공항임에도 불구, 공항공사가 내부적으로 핵심공항으로 돈이 되는 공항을 따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안되는 일"이라 "지방공항 활성화 임무를 맡고 있는 공항공사에서 조차 돈되는 핵심공항 세 곳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는 아울러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거점공항인 청주공항에 4년간 아무런 시설투자도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공항공사 내부에서 따로 핵심공항을 분류해 열악한 지방공항을 소홀히 다뤄서는 안된다"며 "제대로 된 청주공항과 지방공항 활성화방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변 의원은 또 "공사가 지난해 2월 청주공항관리㈜와 운영권 매각 수의계약을 체결할 당시 손실차손(처분에 따른 손실)으로 255억원을 계상했다"며 "이는 공항을 임차한 청주공항관리가 맡아야 할 시설유지·운영비용을 미리 손실로 털어버림으로써 헐값에 살 수 있는 특혜를 주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