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임시회를 개회한 충북도의회가 물고 물리는 정치 공방을 펼치면서 도의회 본연의 업무인 도정 현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김종필(진천1)·김양희(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11일 도의회 건물 앞에서 의원들의 대집행부 질문을 제한한 의장단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였다.

의장단이 이번 임시회의 질의 신청 의원 숫자가 많다며 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질의 신청한 김종필 의원에게 질문 기회를 주지 않은데 반발한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이 장악한 도의회가 같은 당 이시종 지사를 보호하는 '호위무사'로 전락했다"며 "도의원 질문 기회를 박탈한 김광수 의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도 "도민들의 알권리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도의회를 비난하면서 "도의원의 질의를 막아야 할 만큼 중대한 도정 운영상의 문제가 있다면 이 지사가 해명하는 것이 옳다"고 공세를 취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오는 14일에도 항의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농성을 통해 김광수 의장의 부적절한 리더십은 물론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맹목적으로 집행부를 두둔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광수(청주1·민주) 도의장은 성명을 내고 "본회의 발언 등을 통해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음에도 회기 중 의회 밖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정당한 의회 운영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대집행부 질문은 의회의 중요한 기능임에도 의원들이 스스로 본분을 저버렸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부당한 집단행동을 즉시 중단하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의원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의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군으로 꼽히면서 최근 전국체전 결단식 의전 문제로 충북도·도의회와 갈등을 빚은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교육감의 전국체전 결단식 불참과 관련 지난 8일 진상조사특위 구성을 제안한 민주당 김동환(충주1) 의원은 11일 "호응하는 동료 의원들이 없다"며 입장을 철회했지만 이 교육감을 겨냥한 칼끝은 늦추지 않았다.

그는 "전국체전 선수단의 40% 정도가 고교 선수들인데 교육감이 의전 문제로 결단식에 불참한 것은 비교육적인 행태"라며 "도정 질의든, 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든 어떤 형식으로라도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밝혀 이 교육감과의 일전을 예고했다.

같은 당 최미애 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 김 의원을 거들었다. 그는 "이 교육감이 전국체전 결단식 불참 이유로 영동 와인축제 참석을 내세웠다"며 "이 교육감이 정치적 이익만을 좇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출전선수의 절반 가까운 고교 선수들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전국체전 선수로 선발됐다"며 "출전 선수들을 격려해야 할 이 교육감이 와인축제 때문에 결단식에 불참하고, 제자들을 환송해야 할 일선학교 교장들이 대거 결단식을 외면한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몰아부쳤다.

그는 이 교육감이 지난 3일 충주 단위농협 조합원 체육대회에 참가한 것을 거론한 뒤 "본분인 교육 행정을 먼저 챙겨야 하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는 그다음의 가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이 교육감 때리기는 내년 지방선거의 이시종 지사 대항마로 떠오른 그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의회 여야 의원들의 물고 물리는 공세가 계속되면서 정작 임시회에서 살피고 따져야 할 도정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이어서 중앙정치의 잘못된 행태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