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육지원청이 청주시의 무상 양여 불가 선언에도 대농지구 내 공공청사용지를 학교 신설 용도로 무상 양여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청주시는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청주교육청이 '대농지구 학교시설 환경개선 건의'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4일 청주시에 보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현재 1천140명인 솔밭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지웰시티 2차와 두진하트리움 입주에 따라 2016년에는 2천89명으로 늘어나 학교 시설을 증축하더라도 '콩나물 교실'이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청은 현재 30.8명인 학급당 학생 수가 2015년 34.3명, 2016년 37.8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청은 문제 해결의 초점을 학교 신설에 맞춰 시가 소유한 공공청사용지(3필지 6만6천여㎡)를 무상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육청이 대농지구 땅 무상 양여를 시에 공문 형태로 공식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시는 교육청이 솔밭초등교 과밀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집단민원에 편승,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내 "공공청사 용지는 행정재산으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상 무상 양여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음에도 교육청이 뜻을 굽히지 않아서다.

시는 당시 "학생 과밀은 신설학교 쏠림 현상 때문"이라며 "노후학교 시설 개선, 위장 전입 차단, 학군 조정 등으로 학생 수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시가 단호한 입장을 보였음에도 무상 양여 요구를 되풀이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청주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시청 실무진들과 협의했던 부분을 정리해서 공문으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학교 신설이 불가피한 만큼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교육청이 대농부지 공공청사 용지 취득을 위해 매입하거나 재산 맞교환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공공청사 용지 가격은 ㎡당 200만원(감정가 기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필지는 5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청은 매입비 규모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다른 관계자는 "아파트 사업 시행자가 학교시설부담금을 도청에 내는 데, 학교 설립을 위해 도에 지원을 요구하면 용지 매입비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방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