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집행부를 대상으로 한 의원들의 도정질문을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5월 도의회가 의원 1인당 도정 질문은 연 3회로 제한하는 훈령을 제정했다가 ‘재갈훈령’이라는 논란에 휩싸여 2개월 만에 폐기됐던 상황이 재연되는 모습이다.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7일 324회 임시회 대집행부 질문 의원 수를 협의했다.

회기 마지막 날인 17일 하루 동안 질문할 의원은 4∼5명이 적합하지만 새누리당 3명, 민주당 7명의 의원이 질문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대집행부 질문은 새누리당 김종필(진천 제1선거구)·강현삼(제천 제2선거구) 의원이 지난달 11일, 민주당 장선배(청주 제3선거구)·최미애(청주 제9선거구) 의원이 각각 12일과 13일, 새누리당 김양희(비례대표) 의원이 23일 신청했다.

그 뒤 윤성옥(충주 제2선거구)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이 지난달 27일 무더기로 질문을 신청했다.

운영위는 협의 후 새누리당 2명, 민주당 3명의 질문을 허용하기로 입장을 정한 뒤 의장단회의에 상정했다. 질문을 가장 많이 했거나 가장 최근에 질문한 의원을 뺀 뒤 상임위원회별로 1명씩 허용하는 기준이 적용됐다. 상임위로부터 이 사안을 넘겨받은 의장단은 논의 후 운영위 결정을 추인했다.

대집행부 질문자로는 민주당 심기보, 이수완, 이광희 의원과 새누리당 김양희, 강현삼 의원이 최종 선정됐다.

의장단의 이 같은 결정에 가장 먼저 질문을 신청했음에도 대집행부 질문에서 제외된 김종필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도의회가 관례를 무시한데다 정당한 기준 없이 대집행부 질문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개회 전 공휴일을 제외한 7일 이전까지 의원들의 질문 신청을 받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도의회가 이를 무시한 채 지난달 27일(공휴일 제외 개회 5일 전) 신청한 민주당 의원 5명을 받아 들였고 10명의 대집행부 질문은 어렵다는 핑계로 자신을 제외 시켰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런 관례는 김형근 전 의장이 '도정 질문에 관한 세부운영지침'을 만들면서 시작됐고 지침 폐기 이후에도 이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훈령이 폐기됐다는 이유로 뒤늦게 신청한 민주당 의원은 질문 대상자에 포함시키고, 가장 먼저 신청한 나를 제외했다"며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같은 당 소속인 지사를 보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 대집행부 질문을 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도의회가 오는 11일까지 대집행부 질문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다른 수단과 방법을 찾아 도정 난맥상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광수 의장은 “의회 운영상 불가피한 결정”이며 “의장의 독단은 절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의장은 “당시 훈령에는 공휴일 포함 7일로 돼 있었고 훈령도 폐기된 상황이라 나중에 질문을 신청한 민주당 의원 5명도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원 10명의 질문을 모두 수용한다면 임시회 회기를 넘겨서까지 대집행부 질문이 이어져야 한다”며 “그럴 경우 회기연장 결의 등 필요한 절차들이 많고 이런 점에서 질문 의원 수를 제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