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혁신도시 이전 대상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예산 부족으로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평가원은 차질 없이 이전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요청했으나 충북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혁신도시 관리본부에 따르면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혁신도시로 이전할 11개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청사 건립을 계획하지 않았다. 다른 10개 기관과 달리 청사를 신축하지 않고 건물을 임대해 이전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임차할 건물이 마땅하지 않자 최근 청사를 신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평가원이 청사 이전을 위해 확보한 예산은 210억원으로 이 예산만 갖고 기존 계획한 규모의 청사를 신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에 평가원은 지난 16일 열린 공공기관 이전 대책회의에서 충북도에 부지 매입(3만3000㎡)과 청사 신축에 4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만큼 자신들이 확보한 210억원의 예산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이러한 평가원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예산에 맞춰 부지나 청사 규모를 결정, 신축한 뒤 향후 예산이 확보되면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게 충북도 입장이다.

주택 취득세 영구 인하와 복지예산 지방비 매칭액 증가로 충북도의 내년 재정이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청사 이전 기관 재정 지원에 나설 처지가 아니다.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청사 건립 예산 부족으로 이전 시기도 정하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이전계획 승인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혁신도시 관리본부와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내달 중순 회동,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지만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뾰족한 묘안을 찾기 어려운 처지다.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이전 기관은 이미 혁신도시에 청사를 신축 중이거나 곧 착공할 계획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기존 청사가 매각되지 않아 이전에 차질을 빚는 듯했으나 빚을 내서라도 올해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