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4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추석을 앞두고 표심잡기에 분주하다. 민주당은 재선을 노리는 이시종 지사로 굳혀진 상태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사 후보로 이기용교육감, 서규용 전 장관, 이종배 충주시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종배 충주시장은 고향과 학교 선·후배 사이다. 둘 다 충주 주덕출신으로 청주고 동문이다. 나이는 10년 차이다. 어린 시절 자란 곳도 이 지사는 덕련리, 이 시장은 사락리로 이웃 마을이다. 둘 사이는 사돈관계이기도 하다. 이 지사의 생질 A씨(공무원)부인과 이 시장은 6촌이다. 행정고시는 이 지사가 10회이고 이 시장이 23회이다. 둘 다 내무부(안전행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관료이다. 한때는 행정은 물론 정치적 멘토와 맨티 사이기도 했다. 이 시장은 지난 충주시장 보궐선거 출마 때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놓고 고심을 하기도 했다. 당시 ‘왕수석’ 윤진식 의원이 발빠르게 대응 한 게 주효했다. 윤 의원의 도움으로 행안부 차관보, 제2차관에 이어 시장으로 당선됐다.

이 지사는 ‘선거의 달인’이다. 선출직에 6번 도전해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충주시장 3선, 국회의원 2선에 이어 내년에 지방선거에 충북도지사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서민지사’로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 등 국제행사를 유치해 성공했다. 조직도 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워커홀릭’지사로 닉네임이 붙은지 오래다. 매사를 일로 승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내년선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자신을 지지 해온 충주·제천 등 ‘북부권 텃밭’을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20여년 동안 시장과 국회의원을 하면서 갈고 닦아놓은 본토 ‘충주’ 마저 잃은 상태다. 고교친구 사이로 윤진식 의원이 충주 국회의원으로 바톤을 넘겨받은 게 화근이 된 셈이다. 국회의원에 이어 시장마저 새누리당으로 넘어간 것이다.

반면 이종배 시장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꽃놀이패란 바둑용어로 한 쪽은 져도 큰 손실을 입지 않으나 다른 한쪽은 반드시 이겨야만 피해를 모면할 수 있는 패를 말한다. 이 시장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로 출마해도 해 볼만한 싸움이다. 떨어져도 자리보전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2년여동안 '충주 1조원시대'를 여는 등 시정을 무난히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충주시장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도지사 출마설이 나올 때마다 겉으론 “벌려 놓은 일이 많아 시기상조라” 손사래 치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도지사 출마는 유정복 안행부장관이 행정고시 23회 동기로 적극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정치적 대립' 사사건건 부딪쳐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둬서 그런지 두 사람은 올들어 사사건건 부딪쳤다. 이 시장 입장에서는 도지사의 ‘정치적 대립’으로 손해 볼일이 없다. 그 만큼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사는 시장과 대립하면 얻을 게 없다. 최근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실 출입을 놓고 대립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이 시장은 내놓고 문제삼지는 않았지만, 일부언론을 통해 '홀대론'이 부각되기도 했다. 앞서 충북도와 충주시는 금가면 일원에 추진할 충북경제자유구역 에코폴리스 해법과 조직구을 놓고 이미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금 상황으론 항소심에 재판 중인 윤진식 의원이 변수다. 윤 의원이 살아 남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럴 경우 7년만에 충주 출신 친구간에 ‘리턴매치’를 하는 셈이다. 민선 5기동안 충북도지사는 대통령과 ‘코드’가 다른 인물이 선출됐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정치적 풍향이 다르다. 민주당이 끝없이 추락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후보만 잘 내세우면 성공할 확률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정치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고 한다. 이종배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에 도전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