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한국교통대 총장 임용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한 가운데 총장 선출 절차를 놓고 구성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학내 구성원 간 갈등 요인이었던 총장임용 규정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교수를 제외한 학생과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11일 교통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00여 명의 교수가 참여한 전교 교수회는 총장임용 규정 개정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론냈다. 전교교수회 투표 결과 119명은 현행 규정 유지에, 74명은 개정에 찬성했다.

현행 총장임용 규정을 보면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는 48명의 위원 중 외부 인사 12명을 뺀 36명을 학내에서 선발한다. 학내 구성 비율은 교수 31명, 일반 직원 4명, 학생 1명으로 구성된다.

특히 외부인사 12명 중 7-8명도 교수회에서 추천권을 갖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은 교수들이 실질적으로 총장을 선출하고 학생과 직원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던 부분이다. 이로 인해 지난 선거에서 직원과 학생이 '보이콧'하기도 했다.

교수회 관계자는 "총장임용 규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다수 교수가 인정한 것"이라며 "한가롭게 총추위 구성 개정을 논하기보다 하루빨리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직원으로 구성된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교수 중심으로 치러지는 총장 선출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공투위 관계자는 "전교 교수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현행 총장 임용 규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추위 개최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말했다.

교통대는 지난 4월 17일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열어 제6대 총장 후보로 권도엽(60) 전 국토해양부 장관을 1순위, 이 대학 박준훈(56)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를 2순위로 선출했지만, 총추위 운영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진통을 겪었다.

이 와중에 총장 임용 후보자 1순위인 권 전 장관은 7월 31일 "신임 총장 선출을 둘러싼 교통대 구성원간 갈등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며 자진 사퇴,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총장 후보자 재추천을 교통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