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한 부처의 장·차관들에게 33억원을 들여 관사를 제공했지만, 이들 18명 가운데 15명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병·사진) 의원이 11일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세종시 이전 부처별 관사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세종시 이주가 완료된 7개 부처에서 장·차관용 관사를 18동(임대료 32억9천만원) 운영하고 있지만 불과 3명만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되는 7개 부처는 총리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이다. 이 중 고영선 국무 조정실 국무 2차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윤진숙 해수부 장관 등 3명만 세종시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조 의원은 “장·차관급이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세종시 관사는 휴게실 용도로 사용하고, 거주는 서울에서 하겠다는 의중이 은연 중에 깔려있는 것으로 예산 낭비”라며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다르다면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까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주거지를 이동할 경우에는 신고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해당 군수, 구청장에게 전입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반시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세종시 관사에 입주하고 있는 18명 중 3명을 제외한 15명은 전입신고 사실이 없다.

조 의원은 “장·차관들이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것은 주민등록법 위반 여부를 떠나 세종시 조기 정착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조속히 주소지 이전을 마무리짓고 세종시 조기 정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