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취재를 위해 방문한 외신 기자단은 이색적인 선물을 받았다.
충주시 주덕읍사무소에 근무하는 이상홍씨가 마련한 명아주 지팡이 300개다. 조직위는 대회 마지막 날인 1일 외신 기자단에 이씨의 소박한 뜻을 전달했다.

효도지팡이로 유명한 ‘청려장’은 1년생 풀인 명아주의 대로 만든 지팡이다. 어르신이 청려장을 짚고 다니면 노환에 걸리지 않고 장수 한다고 알려진 귀한 지팡이인데 본초강목에 ‘청려장을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다.

민간에서도 신경통에 좋다고 해 귀한 지팡이로 이름이 높았다. 청려장이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은 적당히 울퉁불퉁한 명아주 줄기의 표면이 손바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청려장의 제작 과정은 공이 많이 든다. 먼저 1년생 잡초인 명아주를 줄기가 어리고 연할 때 손잡이와 수형을 잡아가며 공들여 재배한다. 수확한 명아주는 삶아서 껍질을 벗긴 다음 섬세하게 가공하는데 무려 108번의 손길이 가야만 비로소 단단하고 가벼우면서도 기품이 있는 청려장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재질이 단단하고 가벼우며 모양 또한 품위가 있는 청려장은 예로부터 노인의 선물로 그만이었다.

‘청려장’을 장수한 노인에게 왕이 직접 하사하는 전통이 통일신라시대 때부터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아버지의 나이가 50세가 되었을 때 자식이 아비에게 청려장를 드렸는데, 집에서 드리는 지팡이라 하여 가장(家杖)이라 했다. 자식에게 청려장을 효도 선물로 받는 나이가 오십이었다니 요즘 기준으론 당황스러운 전통이다.

어르신이 60세가 되면 마을에서 청려장을 선물했다. 이 지팡이를 마을 향자를 붙여 향장(鄕杖)이라 불렀다. 고희인 연세의 70세 노인에게는 나라에서 청려장을 주었는데 나라에서 내린 지팡이라 하여 국장(國杖)이라 했다.

80세의 수를 누리신 노인에게는 임금이 직접 청려장을 하사했는데 임금이 친히 내린 조장(朝杖)이라 하여 장수 노인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을 계승, 지난 1992년부터는 '노인의 날' 100세를 맞은 노인들에게 대통령 이름으로 청려장을 선물하고 있다.

세계에 전해질 아름다운 전통문화

외신기자단에게 명아주 지팡이를 선물한 이상홍씨의 근무지인 주덕읍의 대한노인회 충주시지회 주덕분회는 2001년부터 효도지팡이 만들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효도를 받으셔야 할 연세의 노인회 회원들이 지역 노인복지관에 손수 제작한 효도지팡이 청려장을 전달하여 사회봉사활동의 모범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이다.

명아주로 만든 효도지팡이 ‘청려장’을 만들기 위해 노인회 회원들은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이셨을 텐데, 어쩌면 자신도 지팡이를 의지해야 할 노인들은 “몸이 불편한 관내 노인들을 위해 작은 힘이 되고자 매년 명아주 효도지팡이를 만들어 무료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혀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했다.

이제 명아주 지팡이의 아름다운 전통은 외신기자단을 통해 세계로 전해지게 됐다. ‘명아주 지팡이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충주시를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다’는 이상홍씨의 마음이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