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역세권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가 시작된 이후 투자참여를 신청한 첫 기업이 나왔지만 사업추진의 전망은 밝지 않다.

충북도와 도 출자기관인 충북개발공사는 최근 부동산 개발업체 A사가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이처럼 사업 참여를 공식 신청한 경우는 이번 공모뿐 만 아니라 역세권 개발사업이 추진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A사는 사업주체인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가 받아들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51대 49 비율의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 출자분담액을 49대 51로 변경할 것과 미분양 토지를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가 책임지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런 요구에 대한 도와 개발공사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도 관계자는 "공공기관 출자율이 49%가 되면 미보상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이 불가능해진다"며 "특정업체를 위해 공모조건을 변경할 수도 없어 현재로선 A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A사 외에 이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도 도가 우려하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역세권 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 계열 건설사 2∼3곳이 있어 공모기간을 연장하는 조처를 취했지만 현재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는 기업은 없다"며 "공모기간이 끝난 후 개발방식을 바꾸는 등의 후속대책을 논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와 공사는 지난달 7일 역세권개발 추정 사업비 3102억원 가운데 지자체(청주시·청원군) 부담액 1582억원(51%)을 뺀, 1520억원(49%)을 투자할 민간기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이후 관심을 보이는 기업에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20일(8월 7일∼26일)로 정했던 공모기간을 이달 6일로 11일 연장했다.

지난해 두 차례 공모에서 민간사업자를 찾는 데 실패한 도와 공사는 종전의 공모조건과는 달리 미분양 용지를 지자체가 인수해주겠다는 확약을 공고에 넣었고, 토지이용계획도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변경했다.

종전의 공모조건과 달리 주거용지 비율을 10.1%에서 14.7%로 늘리는 대신 상업용지 비율은 35.5%에서 8.37%로 줄이고 공공청사 용지를 넣기도 했다.

토지이용계획을 민간투자자(우선협상 대상자)가 입맛에 맞게 변경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것과 청주시·청원군이 총 사업비의 51%를 분담하는 것도 1∼2차 공모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점이다.

만약 이번 3차 공모에서도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도와 공사는 사업 자체를 포기하거나 100% 공영개발, 환지개발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100% 공영개발은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혈세낭비란 지적에 직면할 수도 있어 섣불리 추진하기 힘들다. 환지방식도 주민 100%가 사업에 동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쉽게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 연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개발계획 수립·고시를 마치지 않으면 역세권 지구지정은 자동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