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무산됐던 청주국제공항의 민영화 여부를 판가름할 용역 절차가 시작됐다.

1일 충북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달 26일 국가통합 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 등을 통해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전략수립 컨설팅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공항공사는 내달 7일 기술제안서 등을 제출받아 같은 달 말 용역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용역 기간은 선정 후 6개월이다.

공사 측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지난해 2월 청주공항관리㈜와 청주공항 운영권 매매계약을 체결, 민영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업체가 계약금 25억5천만원만 치른 뒤 잔금 229억5천만원을 기한내에 납부하지 못하자 지난 1월 계약을 해지했다.

충북도는 이후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방침이 수립된 2009년부터 수년간 시설 투자가 중단돼 이용객 불편이 가중됐다"며 운영권 매각 재추진을 반대했다.

민영화를 하더라도 그에 앞서 청주공항이 '동네 공항' 수준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활주로 연장, 노선 다변화, 복선전철 연결, 화물청사 확대 등 활성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내 시민·사회단체들도 정부의 청주공항 민영화 재추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항공사는 이를 의식한 듯 입찰공고에 첨부한 '과업 지시서'에 "매각 무산 원인 등을 충분히 분석해 복수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복수의 대안으로 ▲ 공항공사 직접 운영 ▲ 공영체제 유지 및 출자회사와의 경쟁 유도 ▲ 선 공항 활성화 후 민영화 추진 ▲ 민영화 재추진 등을 제시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공사가 청주공항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안까지 담도록 했다는 것은 민영화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 곳 이상의 업체가 응찰해 공항공사가 10∼11월 용역 업체를 선정한다면 결과물은 내년 4∼5월께 나오게 된다.

공사 측은 용역 최종보고서에 포함된 대안별 기대효과와 편익분석 결과를 검토한 뒤 국토교통부 '공항 선진화 추진위원회'에 보고해 민영화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을 계획이다.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입찰을 비롯한 절차가 일정대로만 추진된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청주공항 민영화 여부에 대한 정부 방침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