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폴리스 개발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충북도와 충주시가 최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잇따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26일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집행위원장인 이종배 충주시장은 이날 오후 1시쯤 경기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탄금호 국제경조정경기장을 찾았다가 귀빈실 출입을 저지당했다. '귀빈'을 뜻하는 'V'와 'H'가 적힌 AD카드 미착용이 이유였다.

조직위는 이날 이 시장이 들어가려던 귀빈실을 개막일에 맞춰 조직위원장실로 변경하고 "이시종 조직위원장과 귀빈용 AD카드 착용자만 출입을 허용하라"고 대회 자원봉사자들에게 교육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이 시장에게 ‘V’나 ‘H’가 적힌 AD카드를 전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전에 상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위는 뒤늦게 'V' 카드를 전달했으나 이 시장이나 충주시 공무원들의 마음은 상할대로 상한 상태였다.

이 시장은 "지난주까지도 이 방은 대회준비 회의실로 쓰였는데 조직위가 지난 24일 개막식 때부터 갑자기 조직위원장실로 바꿔놨다"며 "수시로 경기장을 드나들며 관계자와 귀빈을 만나는 집행위원장이 잠시 쉬고 이야기 나눌 공간도 없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어떤 조직이든 그 수장의 업무실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직위원장실로 개편하며 VIP급들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업무 진행상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충북도와 충주시는 이전에도 의전 문제로 티격태격했다.

조직위는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각국 조정협회와 대사관, 국내 지자체 등에 1만1천여 장의 대회 개막식 초청장을 발송하면서 집행위원장인 이 시장의 이름을 뺐다.

통상 각종 문서나 초정장에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의 이름을 병기하는 관례에 어긋난 것이어서 이 또한 충주시의 반발을 샀다.

조직위 관계자는 "내년 인천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 개회식 초청장에 조직위원장 명의로 제작한 것을 참고한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충주 시민들은 "조정대회가 충주에서 치러지는데 집주인 격인 집행위원장을 배제한 것은 조직위가 이 시장을 의도적으로 배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에는 충주 에코폴리스의 입지적 문제를 놓고 충북도와 충주시가 극심한 공방을 벌였다.

충북도 소속 기관인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 "공군부대와 인접해 고도제한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자 충주시가 "지금껏 아무런 언급도 않다가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는 저의가 뭐냐. 에코폴리스 개발 포기 수순을 밟으려는 것 아니냐"고 발끈했다.

신설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을 어디에 둘지에 대해서는 충주지역 주민들이 "충주가 최적지"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충북도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이 지사나 이 시장 모두 충주가 고향이지만 당적은 민주당과 새누리당으로 갈린다.

이 때문에 충북도와 충주시의 '치졸'하기까지 한 잇단 갈등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기싸움'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