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공직비리와 관련, 청주시의회의 행정사무조사가 결국 무산됐다.

청주시의회는 26일 323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최진현 의원 등 9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청주시 공직비리 근절 대책 수립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요구'건을 상정했다.

표결에 앞서 최진현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더 이상 공직비리를 파헤치려는 행정사무조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고 근절할 수 있는 것을 확정해 시의회에 보고하자는 것이다"며 "투명한 공직풍토를 조성하고 실추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취지를 깊이 이해해 달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택 의원은 "시의회가 해마다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는데 이를 제대로 했다면 현재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었을 까 착잡한 심정이다"며 "그러나 법과 조례가 정한 특정 사안이 아니므로 이 안건은 행정사무감사 대상이지 행정사무조사 대상이 아니다. 법과 제도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정당성이 있는 만큼 당연히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회 최 의원은 "시각의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공직비리 자체가 특정사안이다"고 맞섰다.

그러나 기립투표로 이뤄진 표결에서 이 안건은 찬성 9표, 반대 16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16석으로 원내 제1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무소속 윤송현 의원은 기권했다.

안건이 부결되자 최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오늘 이후 모든 표결은 기립투표로 정해진 것으로 알겠다”며 “단언컨대 청주시의회는 오늘 완벽히 죽었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이 무산되자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자당 소속 단체장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적 성격의 청주부패방지네트워크도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청주시의회가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집행부 감시라는 기본적인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줬다"며 "법률적 요건에 맞춘 조사요구안 발의, 내실있는 행정사무감사 진행 등이 이뤄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